'벼랑 끝' KT 이강철 감독 "고영표 안쓰면 좋지만, 일단 4차전 이겨야"[준PO]

[수원=뉴시스] 김희준 기자 =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벼랑 끝에 몰린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이 4차전 승리만을 생각하며 경기에 임한다.

이 감독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지는 LG 트윈스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준PO 4차전을 앞두고 "고영표, 소형준, 박영현으로 끝나는 것이 이기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이 도입된 2015년 이래 정규시즌 5위 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준PO 진출을 이룬 KT는 준PO 1차전에서 3-2로 승리하며 상승세를 이었지만, 2~3차전을 내리 지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4차전을 내주면 그대로 시즌을 끝내야하는 KT는 이날 총력전을 펼칠 생각이다.

준PO 1차전 선발이었던 고영표도 불펜에 대기한다.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5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는 이달 1일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 3일 두산 베어스와의 WC 결정 2차전에 구원 등판해 각각 1⅔이닝, 1이닝을 소화했다.

고영표는 딱 하루를 쉬고 5일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56개였다.

애초 이 감독은 준PO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울 것을 고려해 준PO 1차전 선발을 고영표로 낙점했다.

하지만 수세에 몰리자 고영표의 불펜 등판을 준비시켰다.

이 감독은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으면 5차전을 고려해 고영표를 쓰지 않을 생각도 있다. 소형준이 2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고영표를 쓰지 않고 소형준, 박영현만으로 경기를 끝내면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준PO 2차전 선발이었던 엄상백도 5차전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일단 4차전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투구 도중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불편감을 느낀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에 대해서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을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오윤석(2루수)~심우준(유격수)으로 구성했다.

붙박이 리드오프로 뛰다가 감기 몸살 증세 때문에 전날 3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김민혁이 복귀했다. 또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 대신 오윤석이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 감독은 "김민혁이 뛸 수 있다고 했다. 김상수는 손가락이 완전치 않은 상태였는데 타격을 하면서 조금 좋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KT는 2, 3차전에서 수비가 흔들려 고전했다. 2차전에서는 실책 4개를 쏟아냈고, 3차전에서는 오재일의 파울 플라이 포구 실책이 역전 3점포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잘하려다보니 그런 모습이 나왔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오늘 그런 플레이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이번 가을에 우리 팀이 벼랑 끝에 가야 잘하는 것 같다"고 농담하며 선수들의 분발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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