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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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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1년 만에 전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는 특이하게도 두 팀이나 이 조건에 해당한다.
지난해 가을야구를 TV로 지켜봤던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올해 축제의 끝을 함께 한다.
'반란'을 일군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을 시작으로 패권을 다툰다. 누가 이겨도 역사에 남을만한 시즌이다.
삼성과 KIA는 KBO리그 전통의 강호들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가했다.
KIA는 전신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11차례 왕좌에 올랐다. KBO리그 역대 최다 우승팀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은 KS 무대를 밟기도 쉽지 않았다.
삼성은 준우승을 거둔 2015년 이후, KIA는 통합 우승을 한 2017년 이후 KS에 오르지 못했다.
우승은커녕 가을야구도 벅찼다. 1년 전 가을도 쓸쓸했다.
지난해 일찌감치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삼성은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22년 7위보다도 한 계단 밀려난 순위였다.
2022시즌 5위로 나선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탈락했던 KIA는 2023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가을야구 막차를 탄 5위 두산 베어스에는 딱 1경기 차로 밀렸다.
1년 만에 두 팀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KIA는 시즌 출발에 앞서 우승 후보로 분류됐다. 지난 1월 말 갑작스레 감독이 해임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스프링캠프 중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범호 감독 지휘 아래 착실히 시즌을 꾸려 나갔다.
투타 안정감에서 KIA를 따라올 팀은 없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앞장선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1위(4.40)를 기록했고, 잠재력을 터뜨린 내야수 김도영이 버티는 타선은 팀 타율 1위(0.301)에 올랐다.
정규시즌 우승도 KIA의 차지였다.
삼성은 개막 전까지만 해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홈런 1위(185개)의 강타선을 앞세워 상대팀들을 제압해 나갔고,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직행했다.
PO에선 지난해 우승팀인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누르고 KS 티켓까지 따냈다.
예상을 깬 시즌에 사령탑도 놀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KS 진출 확정 후 "솔직히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거라고는 꿈도 못 꿨다"고 털어놨다.
현재 포스트시즌 제도가 자리잡은 1989년 이래(양대리그 제외) 직전 시즌 가을야구 탈락팀이 이듬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역대 5번째다.
1994년 6위에 그쳤던 롯데 자이언츠와 7위에 머문 OB 베어스는 1995년 KS에서 마주해 하위권의 반란을 일으켰다.
1996년 KS에서는 태평양 돌핀스와 해태 타이거즈의 만남이 이뤄졌다. 태평양은 1995년 7위였고, 해태는 4위에 올랐지만 3위와 승차가 3경기 이내여야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는 규정 탓에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1999년에는 롯데와 한화 이글스가 반전을 이뤄냈다. 1998시즌 롯데는 8위, 한화는 7위로 나란히 순위표 최하단에 자리했지만 1년 만에 정상을 놓고 겨루는 '강팀'이 됐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07년 KS다. 2006년 5위, 6위 머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이듬해 챔피언 자리를 놓고 다퉜다.
그리고 17년 후, 지난해 가을야구 탈락 아픔을 씻고 KS에 오른 삼성과 KIA가 만났다. 이제는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을 두고 마지막 싸움을 벌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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