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걸려 역전승…결국 비는 KIA 향해 웃었다[KS]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비는 결국 KIA 타이거즈를 향해 웃었다. KIA는 2박 3일에 걸쳐 열린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역전승을 일궈냈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PS) KS 1차전에서 7회에만 4점을 올리며 5-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KIA는 1승을 안고 곧바로 시작하는 KS 2차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결국 이틀 연속 광주를 적신 비가 KIA를 향해 웃은 모양새가 됐다.

KS 1차전은 지난 21일 시작했지만, 이틀 뒤인 이날에야 끝났다. 가을비가 심술을 부린 탓이다.

21일 오후 6시30분 열리려던 KS 1차전은 비로 인해 오후 7시36분에야 시작했고, 비가 그치지 않으면서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김영웅 타석 때 멈춰섰다.

당시 오후 9시24분 경기가 중단됐고, 비가 그치지 않아 45분 뒤인 오후 10시9분 서스펜디드(일시정지)가 선언됐다.

PS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었다.

애초 서스펜디드 게임과 KS 2차전은 2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가을비가 이어지면서 이날로 미뤄져 열렸다.

서스펜디드 선언 당시 이범호 KIA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KIA는 서스펜디드를 다소 반겼다. 5회까지 타선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데다 6회 위기를 만났기 때문.

올 시즌 팀 타율 1위(0.301),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828)를 차지했던 KIA 타선은 3주간 휴식 뒤 확실히 무뎌진 모습이었다. 5회까지 삼성 선발 원태인에 꽁꽁 묶여 2안타 밖에 치지 못했고, 무득점에 그쳤다.

게다가 야수진에서 실책 2개를 범하며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또 5회까지 호투를 펼치던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이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에 선제 솔로포를 헌납했다. 여기에 볼넷 2개를 내주면서 무사 1, 2루의 위기에 몰려 흐름을 넘겨준 상태였다.

이 감독은 서스펜디드가 결정된 후 "경기가 중단된 것이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생겼을 것이다. 재개되는 경기와 2차전에서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으로선 씁쓸한 서스펜디드 선언이었다.

잘 던지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5이닝만 쓰고 강제 강판해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선취점을 낸 후 한층 기세를 살리던 터라 삼성으로서는 비가 야속할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예전보다 요즘에는 (예보 관련) 시설과 정보력이 잘 갖춰져있지 않나. 시작할 때부터 걱정이 됐다. 선발 투수를 쓰고, 중간에 끊기는 경우가 걱정됐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며 "경기를 안 했어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삼성은 23일 오후 4시 다시 시작된 경기에서 비로 끊긴 흐름을 살려내지 못했다. 6회초 무사 1, 2루에서 김영웅이 내야 땅볼로, 박병호가 삼진으로 돌아선 뒤 윤정빈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이어졌지만, 이재현이 투수 땅볼을 쳐 득점에 실패했다.

KIA 타선은 사령탑의 기대대로 살아난 모습을 자랑했다. 다시 시작된 경기에서 안타 5개를 날렸다.

6회에는 찬스를 만들지 못했지만, 7회말 김선빈의 볼넷에 최원준의 안타가 나오면서 찬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2사 2, 3루에서 삼성 투수 임창민의 연이은 폭투가 나오면서 동점 점수에 역전 점수까지 뽑았다.

이후 KIA의 기세는 완전히 살아났다.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도영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KIA는 순식간에 4-1로 앞섰다.

반가운 장타도 나왔다. 8회말 2사 1루에서 김태군이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작렬했다.

2박 3일 만에 시작한 6회 찬스를 허탈하게 놓친 삼성은 맥없이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곧바로 KS 2차전이 이어져 KIA에게는 2박3일에 걸친 1차전을 역전승으로 장식한 것이 더욱 반갑다. 삼성은 축 처진 분위기를 추스를 겨를도 없이 2차전을 치러야하는 악재까지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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