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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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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김혜인 기자 = KIA타이거즈가 31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서 만난 맞수 삼성 라이온즈를 안방에서 기선 제압하면서 양 팀 팬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 팬들은 1·2차전에서 싹쓸이승을 거둬 'V12'에 한 발 다가갔다며 기뻐했고, 삼성 팬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대구 홈 경기 선전을 기원했다.
23일 오후 광주 북구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연이어 열린 KS 1차전(서스펜디드)과 2차전에서 KIA는 삼성을 각각 5대 1, 8대 3으로 이겼다.
당초 21일부터 이틀간 진행 예정이던 KS 광주 2연전은 가을비로 차질을 빚으면서 사흘 만에 승패를 가렸다. '가을비 심술'에도 경기장에는 KIA와 삼성 팬들이 1만9300여 석을 가득 메웠다. 붉거나 푸른 물결을 이루며 경기 만큼이나 열띤 응원전도 진행됐다.
1차전 역전의 기세를 몰아 KIA가 2차전까지 승리하자 타이거즈 팬들은 환호했다. 홈 경기장은 물론이고 광장, 주점 등지에서 단체 관람하며 열렬히 응원한 타이거즈 팬들은 승리의 기쁨에 흠뻑 취했다.
서울에서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KIA팬 김원호(43)씨는 "1차전에서 이겨 좋은 분위기를 타고 2차전 승리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차전 첫날 1대0으로 지고 있어 조마조마 했는데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V12가 현실로 다가온 것만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갸린이'(KIA 어린이 팬) 한유나(7)양은 "김도영이 홈런 쳐서 오늘 소원 다 이뤘어요"라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예매에 실패해 경기 중계를 해주는 야구 테마 술집에서 만난 류수민(24·여)씨는 응원가에 맞춰 쉴 새 없이 율동하며 응원 분위기를 한껏 올렸다.
류씨는 2차전까지 승리하자 "굉장히 행복하다. 당연히 이길 줄 알았고 이겨줘서 고맙다. 비록 대구까지 원정 응원은 가지 못하지만 (대구 경기를 중계하는) 챔피언스필드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벅찬 감동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삼성 팬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대구 홈 경기에서의 선전을 기약했다.
1·2차전을 모두 관람한 삼성 팬 김자영(31·여)씨는 "사흘간 휴가를 연장하며 광주에서 경기 만을 기다렸는데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쉽게 됐다"며 "3차 전은 반드시 이기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귀갓길에 나선 삼성 팬 전진성(27)씨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대구에서는 심기일전해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며 승패와 무관한 팬심을 표했다.
삼성의 가을 야구를 고대했다는 박진성(51)씨는 "이길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만으로도 야구 팬은 행복하다. 대구에서 승리의 '엘도라도'(응원가)가 울려퍼지는 그날까지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끈질기게 싸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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