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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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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박윤서 기자 = KIA 타이거즈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서 호투하며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양현종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PS) KS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작성했다.

이날 전까지 양현종은 PS 통산 8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 가을야구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남겼다. KS에서도 5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양현종은 팀이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2017년 KS 2차전에 선발로 나서 9회까지 삼진 11개를 곁들이며 완봉승을 따냈고, 우승이 결정된 5차전에는 마무리 투수로 출격해 세이브를 수확했다.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은 "2017년처럼 던지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그건 힘들 것 같다"고 웃으며 "5~6이닝만 잘 버텨주면 우리 타자들이 어느 정도 타격감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 2차전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사령탑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회초 양현종은 김지찬과 김헌곤을 연달아 뜬공으로 막아낸 뒤 르윈 디아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강민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정리하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후 양현종은 실점 위기를 넘겼다.

2회초 김영웅과 박병호를 각각 헛스윙 삼진, 중견수 뜬공으로 봉쇄한 후 류지혁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체인지업으로 김영웅의 방망이를 끌어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묶었다.

3회초에는 김현준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김지찬과 김헌곤을 연이어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디아즈에게 안타를 내줘 2사 1, 2루에 몰렸다. 이어 강민호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김영웅을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해 고비를 넘겼다.

순항하던 양현종은 실책 탓에 무실점 행진이 중단됐다.

4회초 1사에서 류지혁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양현종은 전병우를 3루수 뜬공으로 막아냈다. 후속 타자 김현준과 대결에서는 땅볼을 만들었으나 1루수 이우성이 포구 실책을 범한 뒤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양현종마저 공을 포구하지 못하면서 그사이 주자 류지혁이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갔다.

양현종은 후속 타자 김지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헌곤을 3루수 땅볼로 막고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5회는 깔끔히 삼자범퇴로 마감했다.

6회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선두타자 박병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류지혁에 2루타, 전병우에 볼넷을 허용했고 김현준에 1타점 안타까지 맞으면서 결국 교체됐다.

이후 등판한 좌완 이준영이 김지찬을 유격수 땅볼, 우완 장현식이 김헌곤을 2루수 땅볼로 막아내면서 양현종의 승계 주자들을 모두 지웠다.

불펜 투수들이 남은 3이닝에서 1점만 내줘 8-3 승리를 따내면서 양현종은 PS 개인 통산 2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아울러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양현종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경기 후 양현종은 "이겨서 기분 좋고, 좋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경기 초반에 야수들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줘서 볼 배합을 바꿔 공격적으로 들어간 것이 주효했다.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지만, 중간 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막아줘서 오늘 팀이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고 밝혔다.

2차전 선발 투수 매치업이 양현종과 삼성 황동재로 확정되자 KIA 승리에 무게가 실렸다. 이에 따른 중압감은 없었을까.

양현종은 "내 컨디션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다. 컨디션이 좋고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지면 일방적인 경기도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대로 초반부터 긴장하거나 컨디션이 떨어지면 난타전이 나올 것 같았다"며 "초반에 위기가 있었지만 운이 많이 따랐다"고 말했다.

이날 양현종은 36세 7개월 22일의 나이로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00년 11월 3일 조계현(당시 두산 베어스)이 현대 유니콘스와 치른 KS 4차전에서 작성한 36세 6개월 2일이었다.

최고령 선발승 소감을 묻는 말에 양현종은 "내 공은 아직 27살 같다. 최고령은 (최)형우 형에게만 붙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내게 붙어서 신기하고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며 "아직 최고령이라는 말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 앞으로 더 야구하고 싶고, 마운드에서 더 많이 던지고 싶다. 최고령 기록은 다른 형들이 깨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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