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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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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초창기를 제외하고는 늘 어머니 이정아씨가 직접 만든 의상을 입는다. 이정아씨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는 등 의상 디자인과는 연이 없었지만, 딸이 피겨 선수로 뛰기 시작하면서 의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2024~2025시즌 김채연이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면서 이정아씨가 만든 의상은 한층 빛을 봤다.
2024년 2월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같은 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김채연은 2024~202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6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지난 2월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현재 여자 싱글 최강으로 꼽히는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수확했고, 일주일 뒤 국내에서 치러진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채연의 활약 덕에 의상은 한층 돋보였고, 그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착용한 의상은 2024~2025시즌 ISU 베스트 코스튬 후보에 올랐다.
베스트 코스튬 부문은 이번 시즌 선수들이 처음으로 선보인 의상 중 가장 창의적이고 스타일리시한 경기복으로 후보를 정한다.
김채연은 11일 공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엄마가 만든 의상이 베스트 코스튬 후보에 올라서 너무 뿌듯했고, 기뻤다. 어머니도 기쁘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김채연은 영화 '트론:새로운 시작'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쇼트프로그램 배경 음악으로 썼다. 의상은 해당 영화의 여자 주인공인 '쿠오라'의 모습을 본 따 검정색으로 제작했다.
김채연은 "'트론:새로운 시작'의 쿠오라가 입은 옷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엄마가 조금 무던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만들게 된 의상"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다리 아래 쪽이다. 종아리부터 부츠와 이어지는 부분까지 검정색 원단이 덧대져 있다.
김채연은 "잘 안보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잘 살린 것 같아서 좋다"고 설명했다.
그의 어머니는 신장이 비교적 작은 김채연을 고려해 의상을 제작한다.
김채연은 "다리가 더 길어보이도록 의상을 만들어주신다. 어머니께 가끔 고쳐달라고 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만들어주시는대로 입는다"고 말했다.
의상을 제작하는데 대개 2주 정도가 걸린다는 것이 김채연의 설명이다. 어머니가 김채연과 함께 다니고 훈련을 도우면서 의상까지 만드는 것이 힘에 부치는 것도 사실이다.
김채연은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것이 아닌 옷을 입는 것이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엄마가 힘들어하셔서 언제까지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있는 2025~2026시즌까지는 이정아씨가 만든 옷을 입을 예정이다.
김채연은 "내년 올림픽까지는 엄마가 만들어주신다고 했다"며 "엄마가 매번 멋진 의상을 만들어주시고, 옆에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엄마가 제작해준 의상을 입으면 빙판 위에서도 든든한 마음이 든다"고 미소를 지었다.
늘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그에게 힘을 주는 것은 어머니의 의상 뿐만이 아니다. '엄마표 반찬'도 김채연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오는 2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김채연은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엄마가 만들어준 명이나물 반찬을 챙겨갈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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