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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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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 시간 여러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태양이 질 때 석양(夕陽)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어요. 노을이 질 때 뿜어내는 다양한 색상을 이번 앨범에 담았죠. 지금까지 저와 관계를 맺고 도와주신 분들로 인한 결과물이에요."

2세대 대표 K팝 그룹 '빅뱅' 멤버 겸 솔로가수 태양(35·동영배)이 5년8개월 만인 25일 오후 6시 두 번째 솔로 EP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를 발매한다. 태양의 솔로 앨범은 2017년 8월 발표한 정규 3집 '화이트 나이트' 이후 처음이다.

그간 모두가 알다시피 태양을 둘러싸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빅뱅은 5인조에서 4인조로 재편했다. 팀은 유지하지만 멤버들은 각각 다른 소속사로 흩어졌다. 태양은 2018년 2월 배우 민효린과 결혼했고 2021년 말 아들을 얻었다. 군 복무도 감당했다.

태양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는 성실이다. '진솔한 사람'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다운 투 어스'를 제목으로 사용한 것이 그래서 수긍된다.

태양은 여러 변곡점 가운데도 큰 구설 하나 없이 음악에 대한 꾸준함을 선보였다. 예명도 태양이 스스로 빛을 낸다는 것과 함께 하루도 빠짐없이 뜨고 지고를 반복하는 성질을 닮고 싶어서 지은 것이기도 하다. 노을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는 태양은 힘든 시기에 석양을 바라보면서 결국 이 빛도 태양이 만들어내는 세상이라는 걸 깨달았다.

앨범 발매 전날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태양은 "노을은 지난 시간 동안 위로와 큰 감동을 준 존재예요. 이번 앨범 콘셉트 구성을 노을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군대에 있을 때 빅뱅을 둘러싸고 불가항력적인 일들이 벌어졌고 전역 이후엔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활동도 못했다. 2020년 빅뱅이 출연 예정했던 미국 대형 대중음악 축제인 '코첼라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 무산됐던 것이 예다.

"공백기 동안 소중한 게 무엇이었는지, 제 부족함이 무엇인지 바라봤어요. 노을(석양)이 마주하고 있는 건 밤이잖아요. 그 모습이 어려움들이 닥치는 상황 같았어요. 그래서 제 모습을 노을에 투영하게 됐죠. 그런데 노을이 '불평, 불만 없이 너무 아름다운 모습으로 밤을 맞이하고 있구나'를 느꼈죠. 저 또한 지금 이 상황이 힘들지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그런 마음이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 감동을 불어 넣어줬어요."

그런 고민은 황금빛 태양을 닮은 황금기를 자랑한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골든 에이지' 1980~90년대를 바라보게 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seed)가 이를 압축한다.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 전개가 도드라지는 발라드인데, 피아노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더해지는 스트링 사운드가 80~90년대 발라드 문법을 떠올리게 한다.

24, 쿠시(KUSH) 등 기존에 태양과 작업한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들이 이번에도 힘을 보탰는데 힙합 R&B 기반이 아니더라도 근사한 곡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이들은 증명했다. 특히 태양이 가사를 썼는데 영어 단어 하나 없이 한국어로만 이뤄졌다. 노랫말이 아름다운 김광진 '편지'의 '하오체'가 떠오른다. 태양은 예전부터 유재하, 김광석, 김현식 등 저마다 다른 감성으로 우리 대중음악 발라드 계보를 만들어온 이들에 대한 존중을 표해왔다.

"제 음악적 방향성에 어떤 감성을 담아내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정해져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케이팝 '골든 에이지'는 80~90년대 같아요. 가장 팝스러우면서 한국 감성 그리고 한글로만 채워진 노래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감성을 현대적으로 해석을 한 것이 '나의 마음에'에요. 많은 생각·감정 그리고 마주하고 싶은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되게 서정적이고 담백한 멜로디가 나왔어요."

이와 함께 앨범엔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협업한 곡으로 지난 1월 선공개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76위를 찍은 '바이브(VIBE)',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피처링한 R&B 트랩 '슝!'도 실렸다.

'바이브'는 오랜 공백을 깨게 해준 특별한 곡이고 '슝!'은 어감 그대로 이번 앨범이 빨리 만들어지는데 기폭제 같은 역할을 했다고 태양은 전했다.

또 70년대 솔 장르를 재해석한 '나는', 펑키(Funky)한 사운드와 경쾌한 기타 리프가 조화된 곡으로 래퍼 빈지노가 피처링한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신스팝 기반의 에너제틱한 곡으로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된 브라이언 체이스(Bryan Chase)가 함께 한 '나이트폴(Nightfall)'도 포함됐다.

태양은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사에서 관계사이자 자신들의 음반을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에 새로 둥지를 틀었는데, 이미 합을 맞추고 있던 프로듀서들이 많았던 만큼 작업도 수월했다.

하지만 K팝 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군 복무 기간 동안 나이 어린 친구들부터 새로운 트렌드를 많이 접했다는 그는 그럼에도 중심은 잃지 않고 있다. EBS '스페이스 공감' 등 작지만 의미가 큰 무대들에 오르는 이유다.

태양은 가사를 쓸 때 종종 아날로그 타자기를 사용한다고 했다. 고침이 안 돼 어떤 생각이든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건 초심이라는 단어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태양의 태도와 닮았다.

"초심을 얘기하게 될 때 그 단어가 가진 의미가 퇴색 될까봐 걱정이 돼요. 이번에 초심은 그걸 다졌다기보다 지난 시간들로 인해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가 커요. 지난 시간들에 의해서 변화됐고 그래서 감사하게 된 거죠. 결국 초심은 겸손함입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거죠.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가정을 꾸리면서 생긴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아티스트 태양으로서 포부는 단순히 음악적 진정성을 넘어서 삶 속에 내포된 진정성을 찾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좋은 가정도 꾸리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그런 깊은 내면을 찾게 되지 않았나 해요. 아이에게 자장가는 아직 불러주지 않았는데 '모두 다 꽃이야' 등 동요를 많이 불러주고 있습니다.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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