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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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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혜원 인턴 기자 = "인간의 본성, 양면성이 뒤섞이고 휘몰아친다. 영화가 끝났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4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장동건은 "연기를 하다보면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보통의 가족'을 촬영하면서는 맞닥뜨리기 싫은 상황을 상상하며 연기를 해야 해서 어려웠다"고 말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장동건을 비롯해 설경구, 김희애, 수현이 출연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덕혜옹주'(2016)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만들었다.


◇장동건, 6년만의 영화 복귀작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을 통해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다. 2018년 개봉한 '창궐' 이후 6년만이다. 그는 "굉장히 떨리고 긴장되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돼서 설레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이다"라고 했다.

장동건은 이번 영화에서 원리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아과 의사를 연기했다. 어린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정한 인물지만, 한편으로는 가족도 자신과 같은 신념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는 대쪽같은 성격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그간 현실에 발붙어 있는 캐릭터들을 많이 못해봤다. 깡패나 킬러 같은 장르물 속의 인물들을 연기하다가 이번에는 현실에 발붙여 사는 한 사람의 모습을 연기하게 됐다"며 "연기를 하다보면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상황을 상상하며 연기를 해야 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 소설 원작…한국적 요소 가미"

'보통의 가족'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가 2009년 발간한 소설 '더 디너(The Dinner)'를 원작으로 한다.

허 감독은 외국 소설이 원작이지만 영화 안에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소설은 지금의 한국사회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많이 담고있다"며 "이야기를 한국으로 가지고 오면서 한국에 맞는 상황들을 가미한 것이 이 영화의 차별점"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범죄현장을 목격하면서 달라지는 인물들의 태도를 다룬 작품인만큼, 교육의 문제를 영화에 녹여냈다고 했다. 허 감독은 이와 함께 "빈부의 문제, 상류층의 책임감의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렇게 행동하지 않을 거야'라는 굳은 신념이 변화하는 과정을 긴장감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담았다. 자식이 저지른 사건에 의해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라고 했다.


◇촘촘한 연출로 호평 받아

'보통의 가족'은 국내 개봉 전 부터 국제 영화제 초청 19회의 기록을 세웠다. 제 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됐으며, 제44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최우수 각본상, 제 39회 몽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김희애는 허 감독의 연출력을 칭찬하면서 대본 리딩 날을 떠올렸다. 그는 "리딩 날은 대본을 한 번 읽고 출연진들끼리 서로 인사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허 감독은 대사 하나를 그냥 넘기는 법이 없었다"며 "한 문장, 한 줄, 한 단어를 넘어가는 것 없이 다 손을 댔다"고 했다.

설경구는 감독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배우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고 돌아봤다. 그는 "허 감독이 계속 '이건 어때?' '이렇게 바꿔볼까?'라고 배우들에게 물었다"며 "웃으면서 툭툭 던지는 연출적 디테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작품이 "피가 터지거나, 뼈가 부러지는 액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출연진들끼리 '구강액션'이라고 했을 정도로 강렬함이 있는 영화"라며 "연극을 한 편 찍은 느낌이었다. 특히 식사씬은 몰입하지 않으면 놓치게 될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이 영화는 우리의 이야기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며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들이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통의 가족'은 10월 개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leasanteye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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