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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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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MBN '돌싱글즈'는 매 시즌 역대급이라고 하지만,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2021년 첫 선을 보인 후 정체기에 빠질 법 했는데, 시즌4 미국·시즌5 90년대생 특집으로 환기를 시켰다. 경쟁작인 ENA '나는 솔로'와 달리 '빌런'이 없고, 편집할 때 적정 선을 지킨 탓일까. 중반부쯤 재미 요소가 떨어지고, 화제성을 쭉 이어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지난달 첫 선을 보인 시즌6는 그룹 '레드삭스' 출신 노정명, MBC 전 아나운서 박창현이 출연해 주목 받았지만, 3회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짝짓기 예능 홍수 속 자극성 관련 고민하는 지점도 있을 터다.

"역대급이라는 말을 쓰면서 죄송할 때도 많지만 진심이다. 이번 시즌도 촬영장에서 당황스러울 정도의 느낌을 받았고 '편집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시청률은 약간 아쉽지만, 넷플릭스 순위가 거의 한 주도 안 떨어지고 톱10에 들었다. '확실히 OTT로 많이 넘어왔구나'라고 느꼈다. 화제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시청률 관련해선 어떻게 만족시킬 지 고민하고 있다. 편집할 때 늘 고민한다. '이 장면 넣으면 더 재미있겠지만, 혹시 출연자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자극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도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다."(박선혜 CP)

시즌5 종방 후 2개월 여 만에 돌아왔다. 미국·90년대생 특집을 연달아 하다 보니 지원자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면접만 수백 명을 봤다"고 할 정도다.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다 보니, 유명세를 얻기 위해 출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면접 과정을 늘려 출연자를 여러 각도로 봤다. 그래도 노정명과 박창현 출연 관련 진정성 여부 고민이 크지 않았을까.

박 CP는 "두 분은 지원한 지 어느 정도 됐다. 초창기에 보고 오래 고민했다"며 "어떻게 보면 그 부분이 굉장히 걱정됐다. 사실 지원하는 분들 중 인플루언서도 많은데, 더 촉각을 세우고 예민하게 본다. 노정명, 박창현씨는 홍보성이 아니라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은 열정이 느껴졌다"고 귀띔했다. "시즌5 출연자들이 조금 수줍고, 결정적일 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게 아쉬웠는데, 두 분은 현장에서 '포텐이 터지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매 시즌 이혼 사유 등과 관련 논란이 일곤 했다. 시즌6에서 진영은 전 남편 외도로 이혼했다며 "열다섯 살 어린 상간녀가 33번이나 집을 드나들었다"고 고백했다. "내가 자던 그 침대에서 함께 잤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박 CP는 "진영씨는 그 상처 때문에 연애를 못한 기간이 길었다. 많이 축약했지만, 이만큼 상처를 딛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거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서 언급할 수밖에 없었다. 진영씨와 굉장히 많이 얘기를 나누고 다뤘다"고 설명했다.


3회는 정보 공개로 다 채워 '지루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우영 PD는 "정보를 보기 전 감정이 쌓여야 했다"며 "항상 직업, 나이보다 감정의 이유로 이혼한 분들이 많더라. 감정을 먼저 느끼면 정보를 공개해도 다를 것 같았다. '정보공개방을 이렇게 중요시한다고?' 싶을 정도로 출연자 마음에 초점을 잡았다. 시청자들은 정보를 이미 알지만, 출연자들의 예상이 맞았을 때 얼마나 기뻐하고, 어긋났을 때 얼마나 슬퍼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 지루해도 이 감정을 이해해야 이후 스펙터클한 장면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OTT처럼 한 번에 모든 시즌을 공개하면 지루하지 않을 텐데···. 이 장면이 있어야 다음 회차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회차별로 보다 보니 연출자 입장에서 조금 조급해 '출연자 감정을 덜어내는 게 아닌가' 싶었다. 4회부터 최종 선택까지 정말 재미있다. 사실 연애 프로그램 속성이 그렇다. 결국 마지막에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결과를 보고 싶지 않느냐. 어쩔 수 없이 충돌하는 지점이지만, 초반부터 달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자 매력이 초반에 쌓여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누구와 사랑에 빠질 지 궁금하면 더 사랑해주지 않을까 싶다."(박 CP)

공교롭게도 나는 솔로 돌싱특집과 방송 시기가 겹쳐 비교됐다. 나는 솔로는 2022년부터 돌싱특집을 했는데, 세 번 모두 돌싱글즈와 비슷한 시기 방송했다. 올해 돌싱글즈3 유현철과 나는솔로 10기 옥순이 재혼했는데, 박 CP는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같이 얘기가 나오는 게 나쁘지는 않다. 어떤 측면에선 (나는 솔로와) 비교해 '자극성이 덜해 재미없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따뜻하고 더 공감대 있다. 같이 방영해 얘기가 많이 나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받아들였다.

정 PD 역시 "계속 방영 기간이 겹쳐 '의식 하는구나' 싶었다"면서도 "돌싱들이 전에 비해 방송 나오는 걸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 같다. 프로그램 영향력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종방 후 출연자들이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해 몰입이 깨졌다. 어느 순간 연애 예능 출연 후 SNS를 통해 '공구'(공동구매) 하는 게 일반화됐다. 박 CP는 "일단 방송하는 동안은 SNS를 못하게 한다. 사전에 약속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방송이 끝나고 나선 그분들의 인생 아니냐. 어떻게 보면 방송을 해 그분들의 삶이 불편하게 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이후에는 제약하는 게 죄송해 최대한 터치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박 CP와 정 PD 모두 30대 싱글이다. 4년 여간 돌싱글즈를 연출하면서 연애·결혼관이 바뀐 부분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출연자 인터뷰할 때 힘든 부분이 많다. 지치는 부분도 있지만, 프랜차이즈처럼 성공했고 MBN에서 소중히 생각해줘서 책임감도 크다"면서 "난 '결혼하고 싶다, 안하고 싶다' 왔다 갔다 한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30대 초반에서 중반이 됐는데, '나 돌싱이랑 연애해'라는 친구들이 생기고 상담 요청을 하더라. 일단 '이혼 사유 들어보라'고 얘기해줄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선배(박 CP)가 같이 하자고 하기 전까지는 연애 프로그램을 한 번도 안 봤다. 내 연애가 중요하니까. 이 안에 들어오니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이는 게 재미있더라. 나를 돌아보게 됐다. '나도 이랬었지, 이렇게 하면 안 됐구나'라고 배웠다. 나의 연애 패턴을 반성, 결혼하면 조심할 것 같다. 20대 때는 결혼을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돌싱글즈를 하면서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구나' 싶다. 연애의 끝이 결혼이 아니다. 두 사람 감정이 상하지 않고, 오래 만나려면 기준을 세워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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