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원유·천연가스값 '쑥'…올해 에너지 수요도 증가 전망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월별 전력 판매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새해 들어 전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가격이 일제히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간 총에너지 소비(수요)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 단가 상승세 속에서 에너지 수요는 늘며, 전기요금 인상 전까지 전력 판매기업의 손실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새 두바이유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3일 배럴당 76.88달러에서 5일 78.4달러, 10일에는 80.36달러까지 뛰었다.

한국과 일본 등에서 거래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지표인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 가격(JKM)은 지난 5일 34.19달러로 지난 2020년 11월(6.81달러)보다 5배 이상, 지난해 11월 초(29.2달러)보다 5달러가량 올랐다.

호주 뉴캐슬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톤당 201.54달러로 지난해 1월 8일 기록한 80.78달러와 비교해 2.5배가량 비싸졌다.

전기 생산을 위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오른 가운데,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월별 전력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력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1% 늘어난 4만2830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월별 전력 판매량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지만 10월에 다시 상승 전환하며 2개월째 증가했다. 전체 전력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1년 전보다 3.8% 늘어난 2만3911GWh로 9개월째 증가했다. 주택용 전력 판매량(6174GWh), 일반용(9060GWh) 전력 판매량도 각각 2.9%, 5.8% 늘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전이 올해 1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올리지 못해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한전이 올해 1분기에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키로와트시(㎾h)당 0원으로 회복하는 선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했다. 새해 1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도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인상이 유보됐다.

다만 한전은 올해 4월, 10월 등 2회에 걸쳐 기준연료비를 각각 ㎾h당 4.9원, 연간 기준으로 ㎾h당 총 9.8원 올리기로 했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h당 2.0원 인상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한전이 얻게 될 추가 수익은 3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편 올해 국내에서 에너지 소비량은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총에너지 소비가 기저효과와 생산 활동의 빠른 회복 등에 힘입어 2021년에 전년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총에너지 소비도 코로나19 영향이 줄어들어 전년 대비 2.7% 늘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에는 석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수요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했다.

연구원은 석유의 경우 수송 부문에서 도로와 항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원자력 발전은 시험 운전 중인 신한울 1호기의 진입으로 발전량이 5% 이상 늘 것으로 봤다. 천연가스 수요는 발전용이 소폭 감소해 전체 가스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에너지 수요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항공유 수요가 지난해 수준에 머무르면, 총에너지 수요 증가율은 2.4%까지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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