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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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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지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지난 2003년 2월 한국-칠레 FTA 체결 이후 한국은 그 동안 전 세계 59개국과 21건의 FTA를 맺었다. 첫 FTA 체결 당시만 해도 농업은 큰 피해가 예상됐다. 값싸고 다양한 수입 농산물이 물밀 듯이 쏟아지면 국산 농산물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20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농식품 업계의 자생 노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한 신품종 개발과 신성장 동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류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수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FTA 확대가 우리 농업과 농촌, 농민에게 일으키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총 10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킹스베리, 알타킹, 매향, 비타베리, 금실, 아리향 등 이름만으로도 상큼하고 달달함이 전해져 입맛 다시게 한다. 불과 10여년전만해도 외국산 품종에 의존해 한철 국내 시장에서나 소비되던 딸기가 이제는 고품질의 맛과 풍부한 영양으로 해외 프리미엄 과일 시장에서 그 위세가 대단하다.

딸기는 수출에 적합한 신품종 개발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신선과일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 넘어 북미와 중동 등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이제는 딸기 주요 생산국인 미국, 일본과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한다.

◆한국산 딸기에 날개를 달다…FTA 발효 이후 수출 15배 성장

국내 딸기 시장은 2000년대 초반 꾸준한 생산량 증가와 새로운 재배기술 채택으로 한해 생산액이 6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국산 품종 보급률이 10% 미만에 그쳤고, 상품성이 떨어져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로 눈을 돌리려 해도 여의치 않았다. 주로 일본산 품종(아키히메, 레드펄)을 재배해 수출하다보니 로열티 부담이 따랐다.

국산 딸기 시장이 한계에 부딪힐 무렵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다. 농업계에 큰 위기감이 돌았지만 딸기 농가에게는 새로운 수출 시장이 열리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한국의 두 번째 FTA 체결국인 싱가포르와의 협정이 2006년 발효되고, 이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의 FTA가 발효됐다.

싱가포르와 아세안과의 FTA 발효 이후 한국 딸기 수출은 빠르게 증가했다. 상가포르와 FTA가 발효되기 전인 2005년만 해도 한 해 딸기 수출액은 44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이후 성장세를 거듭하며 2018~2022년까지 매년 50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절정이었던 2021년에는 6457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딸기 수출액은 5841만 달러로 전년보다 9.5% 감소하고, 수출 물량도 3985t으로 20% 가까이 줄었지만 높은 수출 단가를 유지하며 최근 5년 평균을 넘어섰다.


◆FTA로 수출 장벽 낮아진 K-딸기, 동남아 시장 석권

딸기 수출에 본격적인 날개를 달기 시작한 것은 FTA가 주효했다. 딸기 주요 수출국은 대부분 일찌감치 FTA를 맺은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다. FTA를 활용한 낮은 관세로 활발하게 수출이 이뤄졌다.

지난해 싱가포르 딸기 수출액은 1224만 달러로 홍콩(1551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딸기 수출이 이뤄졌다. 한-싱가포르 FTA 발효 이후 싱가포르는 한국산 딸기의 가장 주요한 수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인도네시아가 가장 딸기를 많이 들여오는 나라는 딸기 주요 생산국인 미국과 호주가 아닌 한국이다. 인도네이사에서 한국산 딸기의 ㎏당 단가는 미국과 호주산의 두 배에 달하면서도 7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태국을 제치고 세 번째로 많이 한국산 딸기를 수입한 베트남에서도 인기가 대단하다. 베트남에서 한국산 딸기는 ㎏당 60만동에서 100만동에 팔린다. 우리 돈 3만원에서 5만원대로 상당히 고가의 과일인 셈이다. 한국 딸기는 한-아세안 FTA와 한-베트남 FTA에 따른 무관세(관세율 0%)를 적용 받는다.

딸기 수출 물량의 90% 이상이 동남아 지역에 편중됐다. 동남아는 딸기 재배가 어렵기 때문에 다른 과일류보다 희소가치가 높다. 한류 문화 확산과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당분간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한국산 딸기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기존 FTA에 더해 지난해 아세안 국가들이 포함된 메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하면서 한국 딸기의 해외 진출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현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수출이사는 "태국 등 동남아국가들이 포함된 RCEP 출범을 계기로 관세율 하락 등 시장진출 여건은 점점 나아질 것"이라며 "이를 잘 활용해 아세안시장의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딸기 시장 지키기 위해 정부 지원 절실

한국 딸기가 해외에서 각광 받게 된 배경으로 FTA 확대와 함께 끊임 없는 신품종 개발과 국산 품종 보급률 확대를 빼놓을 수 없다. FTA 발효 전인 2005년만 해도 국산 품종 보급률은 9.2%에 불과했지만 2010년 60%(61.1%)를 넘겼다. 2021년에는 96.3%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97.8%까지 끌어올리며 외국 품종을 완전히 밀어내려 한다.

딸기는 과육이 무르고, 유통기간이 짧다. 신선도가 상품성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항공 운송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딸기 주요 생산국인 미국이나 호주 등도 주로 냉동이나 가공 상태로 수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산 딸기가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신선 상태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정부와 지자체, 생산 농가가 한 마음으로 신품종 개발에 열을 올린 결과 지금은 단단하고 당도도 높은 다양한 국산 품종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신품종은 끈임 없이 해외 시장을 노크 중이다. 지난해 12월 경북 김천시 감로영농조합법인에서 재배한 '알타킹'이 싱가포르에 이어 태국 수출길에 올랐다. 딸기의 왕이라 불리는 '킹스베리'는 중동 수출에 성공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 한 비타베리, 하이베리, 아리향 등 신품종도 추가로 진출했다.

이처럼 한국산 딸기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세계 프리미엄 딸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해외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 딸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설재배가 이뤄지면서 딸기 농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묘목을 안정적으로 기르는 육묘 과정은 상당한 난이도를 요구한다. 손상필 경북 새김천농업협동조합 상무는 "육묘 과정에서 병해충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묘목을 외부에서 사다 심었을 때 기형과 등 과실의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고품질의 딸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거점 단지별로 원활한 육묘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 운송에 의존하는 딸기 수출의 특성상 물류비 부담이 큰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에 따라 2024년부터 직접 지원을 못하게 되는 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손상필 상무는 "정부의 물류비 지원이 중단되면 비싼 물류비를 농가가 감수해야 하는 만큼 수출 농가를 조직화하고, 정부의 간접 지원 등을 지속할 방법을 하루 빨리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지원 : 2022년 FTA 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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