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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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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뉴시스] 오종택 기자 = 충북 영동군 장동2리 수리실마을. 32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은 전형적인 시골의 정취를 품고 있는 농촌마을이다. 굽이져 흐르는 금강이 마을 삼면을 둘러싸고, 뒤로는 얕지만 산세가 만만찮은 봉우리가 있다. 영동군에서도 손꼽히는 오지마을 중 한 곳이다.

마을 주민 27명 중 70% 이상이 65세 어르신들로, 이 가운데 홀로 지내는 독거 노인 비율이 40%가 넘는다. 지어진지 30년 넘은 노후주택들이 대부분이고, 환경 유해성으로 전면 사용이 금지된 슬레이트 지붕을 덮은 주택이 10곳 중 7곳에 달했다.

담장은 겨우 집들마다 경계를 나타내는 용도에 지나지 않았다. 폭우라도 내리는 날엔 산사태를 막기 위해 세워둔 축대가 무너지지 않을까 마을 주민 모두가 노심초사하며 밤을 지새야 했다.

이런 수리실 마을이 정부의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사업인 '새뜰마을 사업'으로 확 바뀌었다. 열악한 정주여건 폐가와 공가 15가구를 철거했다. 슬레이트 지붕이 덮고 있어 개량이 시급한 12가구 지붕을 교체하고, 노후된 17가구 주택을 수리했다.

마을 기초 생활 인프라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320m 길이의 마을 옹벽을 새로 쌓았고, 낙상 및 추락 위험이 있는 도로 140m에 안전 가드 레일을 설치했다. 모든 가구의 상하수도도 정비해 1년 내내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다. 옛날부터 마을 주민들의 식수원이 되어주던 우물도 오랜 기간 방치했다가 새뜰마을 사업을 통해 복원했다.

새뜰마을 사업은 단순히 헌집을 주고 새집을 얻는 것이 아니다. 숨죽인 고향 마을에 온기를 불어넣고, 고향을 떠나 도시에 정착한 이들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재래식 화장실 등 불편한 생활여건 때문에 할머니 댁 찾기를 꺼리던 손주들도 자주 찾을 수 있는 곳이 됐다.


이뿐만 아니다. 새뜰마을 사업과 병행해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주민 참여 활동으로 활력을 되찾았다. 마을의 미래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마을미래설계현장포럼 발족해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한 뜻으로 마을을 가꾸고 관리한다. 마을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마을을 조성하는데 마을 주민이 모두 동참한다.

어르신들의 심리적 정서적 갈등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치매예방과 자존감 향상 등을 위해 목공예 교육과 사물놀이 배움터, 희망어르신 교실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도 진행 중이다.

2019년 귀촌해 이곳에 정착한 고관원(72)씨는 새뜰마을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마을 주민들과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었다. 시골 생활에 익숙한 주민들을 대신해 마을 이장과 함께 공사 진행 상황 전반을 챙겼다. 고씨는 "주민들과 함께 협력하면서 개인적인 전문 지식과 주변 여건들을 할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너무 좋았다"며 "또 다른 마을 사업에 동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30년 넘게 마을 이장직을 맡고 있는 장동식 이장(70)은 "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아 하나부터 열까지 주민 의견을 구하고,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며 "낙후된 취락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실제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고 말했다.


수리실마을은 이제는 새뜰마을 우수사례로 다른 마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새뜰마을을 추진 중인 다른 지역의 주민들이 수리실마을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찾는다.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 자치 분권을 위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추진하는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은 낡고 오래된 오지 산간 마을의 빈집과 노후 주택을 정비한다. 상하수도와 마을 경관 조성 등 정주여건을 개선해 주민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유해성 있는 슬레이트지붕을 개량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나 공가를 철거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에 나섰다.

지방시대위원회가 매년 대상지를 선정하면 예산집행 등 사업관리는 도시지역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농어촌지역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맡아서 한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지자체가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역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농어촌 마을 1곳당 약 15억원의 예산이 주어진다. 10% 안팎의 자부담만 하면 된다.

농어촌지역 기준으로 2015년 55개 마을을 시작으로, 해마다 적게는 35개에서 많게는 105개(2020년) 마을을 선정해 개조사업을 추진했다. 올해도 80개 마을을 선정하는 등 총 529개 마을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거나 그 과정에 있다. 442개 마을이 준공을 마쳤고, 나머지 마을은 사업이 진행 중이다.


재래식 화장실 4000개소를 현대식 화장실로 바꿨다. 쥐나 길고양이, 박쥐가 들끓고 온갖 폐기물이 쌓여가던 빈집 4000개동을 철거했다. 슬레이트 지붕이 덮인 9000개동은 이를 걷어내고 기와 모양의 칼라강판으로 교체해 50년도 끄덕 없게 만들었다. 낡고 노후된 주택 6000개동은 수리를 완료하는 등 불량 주택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새뜰마을 사업에 대한 주민 만족도도 매우 높다. 주민 대상 90점에 달한다. 무엇보다 쾌적해진 주거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컸다. 도로와 담장 정비 등 마을 환경이 깨끗해진 것과 생활이 편리하고, 안전해진 것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는 "정부는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노후한 주거환경과 낙후된 생활인프라로 불편을 겪어 온 취약지역 주민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 충족을 위한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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