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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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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5년 간 구직급여(실업급여)를 2번 이상 수급하고 다시 신청하는 경우, 급여액의 최대 50%를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노동계는 "실업급여는 취약계층의 노동자들이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안전망"이라며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31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이직일 이전 5년간 실업급여를 2회 이상 수급한 사람이 또다시 수급 자격을 인정받아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 급여액을 50%까지 감액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기기간도 현행 7일에서 최대 4주로 연장된다.

다만 이직과 실업급여 수급이 불가피한 노동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취업 노력을 하거나 임금이 현저히 낮은 경우, 일용근로자(단기예술인·단기노무제공자 포함)로서 수급한 경우 등은 반복 수급 횟수 산정에서 제외한다.

아울러 고용부는 자발적으로 이직한 사람이 단기 일자리에 일시 취업한 뒤 실업급여를 타는 '꼼수' 사례를 막기 위해 대기기간을 4주로 연장한다.

현행법상 실업급여는 최종 사업장에서 비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에만 수급 가능한데, 자발적으로 이직한 뒤 단기 계약직 등에 이직해 급여를 받는 경우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고용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3회 이상 반복 수급한 사람은 지난 5년간 10만명 이상이었다. 5년 전에 비해 24.4% 증가한 수치다.

고용부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높은 임시직 근로자 비중 및 짧은 근속기간 등으로 인해 반복 수급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는 구조이지만, 일부 단기 취업 및 구직급여 수급 의존 행태가 있다"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실업급여 반복 수급은 노사 간 왜곡된 계약 관행이 지속되게 하는 등 노동시장 구조 왜곡을 더욱 고착할 수 있고, 보험 기여에 따른 수혜 수준과 관련해 보험 가입자 간의 형평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노동계는 취약계층에 피해를 전가하는 일이라며 제도 개편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노동 약자를 보호하겠다고 말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불안한 일자리에서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노동자들을 부도덕한 부정수급자로 몰고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빼앗아 가겠다고 나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재정 악화를 운운하지만 재정위기의 진짜 이유는 재벌 감세, 기업 감세로 줄어든 세수에서 찾아야 한다"며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양산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쉽게 쓰고 쉽게 버릴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입장을 내고 "구직급여는 불안정 노동이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업안전망"이라며 "반복수급자 대부분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인데, 고용상황이 여전히 어렵고 임금체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구직급여 수급이 제한되면 생계의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복수급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내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마련이 우선"이라며 "입법예고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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