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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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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엔지니어 출신의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재무통 CEO들이 구원 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그간 토목이나 건축, 해외플랜트 등 현장을 경험한 엔지니어 출신의 '현장통'이 사장직에 오르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와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과 재무 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재무통 CEO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그룹 내 대표 재무통인 김형근 E&S 재무부문장을 SK에코플랜트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전략 및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역량과 재무 전문성을 두루 갖춘 CEO로 알려졌다. 환경 및 에너지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 전환에 성공한 SK에코플랜트의 안정적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 사장은 SK에코플랜트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선명한 목표 수준을 정하고 우리의 역량과 사업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업무 효율성을 개선(Operation Improvement)하고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만 수익성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도 재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신세계그룹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신임 대표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선임했다.

정 전 대표는 대구를 중심으로 발생한 미분양 대량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났다. 신세계건설은 2023년 영업손실이 1878억원으로, 전년(142억원) 대비 손실이 15배 이상 증가하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142억원에서 1585억원으로 11배 급증했다.

허 대표는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과 미주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두루 거친 재무통이다. 2011년 호텔신라 경영지원장 겸 CFO을 역임한 뒤 2018년 7월부터 신세계그룹에서 전략실 기획총괄 부사장보,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지냈다. 허 대표는 신세계건설의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혁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지난 3월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전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포스코 가치경영실 전략위원과 경영전략실장을 맡았다. 포스코에서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재무통들이 전면에 나선 것은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확장보다 위기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라는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재무 건전성이 중요한 만큼 재무 쪽 인사가 선호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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