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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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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임소현 기자 = 올해 이례적 폭염으로 유난히 길고 힘들었던 여름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겨울의 문턱에 성큼 다가섰다.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 동네 과일가게 진열대에는 '감귤'이 센터(?) 자리를 차지하고 국민과일 지위를 차지한다.
특히 제주감귤은 겨울철 우리에게 손톱 밑을 노랗게 물들인 추억을 선사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제주감귤을 만나는 시기가 예년보다 조금 늦춰질 듯 보인다. 우리 농작물을 연쇄적으로 타격한 기후변화가 어김없이 제주감귤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출하시기가 일주일 가량 늦춰졌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찾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제주남원농협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APC)는 주황빛을 띈 감귤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줄지어 움직이고 있었다.
11월 중순은 노지감귤 중에서도 극조생감귤 출하 시기가 지나고 조생감귤이 나오기 시작하는 때다. 조생감귤은 겨울철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제주감귤의 대표격이다.
남원농협 감귤거점APC가 위치한 서귀포 남원은 우리나라 최대 감귤 주산지다. 우리나라 감귤 물량의 10%가 이곳을 거친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남원농협 감귤거점APC는 지난해 선과기 전체 교체로 설비를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부지면적 약 4850평, 건축면적은 약 1750평 규모로 대표 감귤 브랜드 '곱들락'을 유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감귤을 자동 선별할 수 있는 비파괴 선별기 8조가 완비돼 있고 감귤의 신선도를 유지해주는 저온저장고도 갖춰져 있다.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 502억3400만원, 총 취급물량은 1만2320t을 기록했다. 특히 노지감귤의 취급물량이 6362t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곳에 입고되는 감귤은 상품화까지 10단계 이상의 과정을 거친다. 당도와 무게에 따라 선별된 감귤은 규격별로 자동 포장이 된다. 이 전자동 선별시스템은 연간 1만5000t, 하루 100t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비됐다.
다만 올해 이례적인 더위가 찾아온 여름철을 보내며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 하루 선별 물량은 최대 처리 가능 물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정호 제주남원농협 유통사업소 과장은 "(감귤) 수확이 조금 안 돼서 14일 기준 하루동안 선별한 물량은 64t(1시간에 8t씩 8시간) 정도"라며 "극조생이 끝나고 조생이 시작되는 지금이 제일 바쁜데 물건이 없어서 심각하게 어렵다"고 전했다.
감귤 출하 시기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는 착색이 특정 온도 아래로 내려가는 시기에 이뤄지는데 올해 제주도는 7~9월 평균기온과 폭염일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이상기후를 겪었다.
김상엽 제주도 감귤유통과장은 "야간 온도가 20도 이하인 경우 착색이 잘 되는데 열대야로 인해 감귤이 여전히 녹색의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색 발현이 기상이변으로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적으로 지금 일주일 정도 출하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감귤 가격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정호 과장은 "기본적으로 지난해 관(3.75㎏)당 5000원 정도 했던 게 지금 7000~7500원 정도 한다"며 "가격이 많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도 측은 아직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김상엽 과장은 "14일 기준 9개 도매시장에서 거래한 평균가격은 5㎏당 1만21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원 정도 낮은 수준"이라며 "작년 높았던 가격만큼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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