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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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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 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국이 협상에 뛰어들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발 빠르게 통화에 나섰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세계 정상 중 처음으로 워싱턴으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 협상에 나섰다.
◆일본, 재빠르게 협상 시작…이스라엘, 관세율 인하 일단 실패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25분간 통화했다. 지난 5일 "다음주 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이틀 만에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통화에서 관세 부과 재고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제 조치를 약속하지는 않되, 관세 문제 논의를 위한 고위급 협상엔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는 최고위급 협상팀을 보낼 예정"이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협상 담당자로 지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상호 관세 발표 후 정상 중 처음으로 워싱턴을 찾아 대면 협상에 나섰다. 다만 관세 철회나 인하를 끌어내진 못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무역 적자를 매우 빠르게 없애고, 불필요한 다양한 무역 장벽도 제거하겠다"고 설득에 나섰다. 자유무역 옹호론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옹호한다며 감언이설도 늘어놨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하를 확약하지 않았다. 관세 인하를 해줄 것이냐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더니 "우린 완전히 새로운 무역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어쩌면 인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수십억 달러 규모 군사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무역수지 개선 외에도 추가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70개국, 트럼프 행정부에 접촉…"빠를수록 이득"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수십개국이 협상을 타진하고 있다며, 빠를수록 좋다고 압박하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폭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통화를 언급하며 "50, 60, 어쩌면 거의 70개국이 접촉해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전날 ABC와 인터뷰에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50개국 넘는 국가가 대통령께 연락을 취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는데, 그 이후에도 협상 의사를 밝힌 국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 장관은 "4월, 5월, 어쩌면 6월까진 바쁠 것 같다"며,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협상에 빨리 나설수록 유리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베센트 장관은 "일본이 매우 빠르게 나섰다"며, 무역 협상에서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협상 결과는 각국 상황에 달려 있다고도 압박했다.
◆한국, 통상교섭본부장 급파…태국·인도 등 "보복보다 대화로"
한국 정부는 이날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급파해 협상에 나선다.
정 본부장은 이날 오전 출국길에 만난 취재진에 "현재 주어진 여건에서 여러 채널을 이용해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세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품목별 관세와 상호 관세 철회 또는 인하를 끌어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태국도 관세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밝히고 이번주 대표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인도도 보복 관세보단 대화를 통해 관세율 인하를 위한 협상에 주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상호 관세를 비껴간 멕시코는 보복 관세 가능성은 열어두되, 대화로 협상하겠다는 방침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가능한 한 상호 관세 부과를 피하고자 한다"며 "그것(보복 관세)을 배제하진 않지만, 다른 조치를 취하기 전 대화를 계속하는 걸 선호한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상호 관세가 부과되진 않았지만 자동차·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는 적용받는다.
대만, 영국, 스위스, 베트남 등도 대화로 우선 해결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美·中 '보복→재보복' 악화일로…EU는 '무관세+보복 관세'
미국에 총 54%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은 즉각 보복에 나서며 강경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8일까지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다. 미국 CBS는 "이 위협을 실행에 옮기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총 104%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 "관세 조치를 확대하면 우리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유럽연합(EU)은 무역 적자 해소보다 일단 자동차와 공산품 무관세를 제안하며 보복 관세를 추진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 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산업재에 대해 '제로-제로' 관세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EU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선박, 쇠고기, 대두, 껌, 땅콩버터, 쌀, 아몬드, 오렌지주스, 담배 등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자동차 관세 관련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협의를 요청했다.
미국의 상호 관세는 미국 동부 시간 9일 오전 0시1분, 한국 시간 오후 1시1분을 기해 발효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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