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베르사체 품을까?…인수 협상 무산될 위기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의 베르사체(Versace) 인수가 막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세계 무역전쟁으로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자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막판까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프라다는 명품 패션 그룹 카프리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를 약 14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잠정 계약을 체결했고, 프라다의 최종 서명만 남겨둔 상황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빠르면 10일(현지 시간) 오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계약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50 대 50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불확실한 인수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격화된 무역전쟁이 월가 전반에 얼마나 큰 혼란을 일으키고 기업들이 중대한 결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코어스, 지미 추 등을 보유한 명품 패션 그룹 카프리는 2018년 21억 달러(약 2조8770억 원)에 베르사체를 인수했다. 최근 베르사체의 부진한 실적으로 카프리는 매각 압박에 놓였다.

최근 명품 업계는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 소비를 줄이자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이들 업계가 아시아에서 원자재를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높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프라다 주가는 9일(현지 시간) 1.2% 하락했고, 최근 5거래일 동안 15% 이상 떨어졌다. 카프리 주가 역시 같은 날 오전 1% 미만 하락했는데 올해 들어 40% 이상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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