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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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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굉장히 특별한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KBO리그 최초의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친 케이시 켈리(LG 트윈스)가 눈물과 웃음으로 특별한 기억을 새겼다.

켈리는 25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를 마친 뒤 "투수들이 이런 기회를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8회까지) 안타도 안 맞고, 점수도, 볼넷도 안 줬다. 심지어 몸에 맞는 공도 없었다. 이런 것들이 한 순간에 오기 어렵기 때문에 굉장히 특별한 등판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이날 켈리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며 대기록 눈앞까지 다가섰다.

1회 첫 타자 김지찬부터 8회 2사 후 박병호까지 24타자를 연달아 범타로 정리하면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몇 차례 위기도 야수들의 도움으로 넘어섰다. 7회 선두타자 김지찬을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김지찬의 타구는 당초 파울로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쳐 페어로 인정됐고, 몸을 날려 잡아낸 뒤 1루를 터치한 1루수 오스틴 딘 덕에 아웃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계속된 7회 2사 후에는 구자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구자욱이 받아친 4구째 직구는 내야와 외야 애매한 곳으로 떠올랐지만 유격수 구본혁이 끝까지 달려가 잡아냈다.

8회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던 그는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 중전 안타를 맞아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퍼펙트 게임은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꿈'의 기록이다.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켈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후속 강민호에 3루수 병살타를 끌어낸 뒤 대타 김헌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9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작성한 그는 팀의 4-0 승리에 완봉승을 챙겼다. 투구 수는 102개에 불과했다. 최고 시속 149㎞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고루 섞어 삼성 타자들을 잡아냈다.


켈리도 대기록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는 9회 마운드에 오를 때를 돌아보며 "다른 생각은 안 하려고 했다. 공 하나하나, 그 순간순간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오늘 경기를 보면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빨리빨리 진행이 됐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흐름을 유지하려 했지만 9회 첫 타자 윤정빈에 던진 2구째 체인지업이 그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켈리는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낮게 잘 들어갔다. 좋은 공이었는데 상대가 쳤다"며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대기록 도전이 무산된 순간, 마운드에 선 켈리는 글러브에 얼굴을 파묻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때 포수 박동원이 마운드에 올라 켈리를 다독였다.

켈리는 "(박동원이) '우리가 퍼펙트 게임 가까이 갔는데, 얼마나 멋있냐. 그래도 잘했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웃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고 나면 아무래도 집중하기가 힘들다. 퍼펙트 게임을 위해 쌓아놨는데 거기서 와르르 무너진 느낌이지 않나. 그래도 박동원이 이 경기를 완벽하게 끝낼 수 있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기 이야기해준 게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동료의 대기록 도전에 그의 뒤를 지키고 있던 야수들도 긴장하긴 마찬가지였다. 켈리는 "우리 팀 수비수들은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을 볼 때마다 항상 놀랍다. 매 경기 우리 야수들이 전력으로 수비하는 걸 보면 굉장히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고 엄지를 들었다.

이날 경기가 거듭될 때마다 켈리의 퍼펙트 게임을 응원하는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도 점점 커졌다. 켈리도 이를 온몸으로 느꼈다.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할 때는 눈물도 보였다. "7회부터 마운드에 뛰어 올라갈 때 관중들이 연호 해주실 때 소름이 돋았다"고 떠올렸다.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울려고 운 건 아니었다. 8, 9회 팬들이 큰 성원을 보내주셨다. 그 에너지를 느꼈고, 덕분에 공을 이렇게 잘 던질 수 있어서 감동을 받았다"고 진심을 전했다.

2019년부터 LG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켈리는 올 시즌 KBO리그 입성 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찌감치 '에이스'자리에서도 물러난 그는 부침 속에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5.13에 그쳤다. 그간 마음고생이 컸을 그에게 이날의 완벽한 투구는 큰 힘이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켈리는 "분명히 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등판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늘 등판을 통해 '내가 몇 년 전에 이렇게 강한 공을 자신있게 던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느낌을 살려서 다음 경기 준비도 잘해야 한다"며 "오늘 이 순간은 분명히 즐길 것이다. 하지만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기 때문에 다시 열심히 훈련할 준비를 해서 야구장에 나오겠다"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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