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받은 SSG 엘리아스, 부상 복귀전서 어떤 모습 보일까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와의 동행하게 된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6)가 52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선다.

엘리아스는 5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한 뒤 전력에서 이탈했다.

애초 5월 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투수로 예고됐던 엘리아스는 경기 전 워밍업 도중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고,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왼쪽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은 엘리아스는 복귀까지 6주가 걸릴 것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엘리아스의 이탈이 장기화되자 SSG는 올해부터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SSG는 이 제도를 활용해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던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입했다. 6주간 총액 180만엔(약 1555만원)에 계약했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에서 한 팀의 에이스로 뛰었다고는 하지만 프로 경험이 없었다. 계약 규모에서 엿볼 수 있듯 SSG가 거는 기대도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며 기대를 키웠다.

SSG에서 뛴 5차례 등판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의 평범한 성적을 냈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에 수준급 포크볼을 과시해 상대 타자들이 공략하기 까다로운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라카와가 KBO리그에 적응할수록 엘리아스의 복귀 시기도 다가왔다.

부상에서 회복한 엘리아스는 6월 2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나서며 복귀 채비에 나섰다. 이후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해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SSG는 시라카와와 엘리아스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둘의 장단점이 뚜렷했던 탓에 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결국 SSG의 선택은 엘리아스였다. 지난 2일 SSG는 시라카와와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SSG는 엘리아스의 경험을 믿기로 했다. 전날 시라카와와의 계약 종료를 발표하면서 "엘리아스가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 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부진한 로버트 더거를 퇴출하고 드류 앤더슨을 새롭게 영입한 SSG는 시라카와를 선택할 경우 한 시즌 최대 두 번인 외국인 선수 교체 횟수를 모두 쓰게 돼 위험 부담이 있었다.

SSG의 '선택'을 받은 엘리아스는 3일 창원 NC파크에서 벌어지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차례다.

지난해 5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SSG에 합류해 22경기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의 성적을 거둔 엘리아스는 2023시즌을 마친 뒤 SSG와 총액 100만달러(약 13억8000만원)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부상 이전까지 7차례 등판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상 중 등장한 시라카와의 등장은 엘리아스에 긍정적인 자극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엘리아스가 퓨처스리그에서 치른 두 차례 재활 등판에서 한층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는 전언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결정을 내리기 전인 지난달 26일 "시리카와가 잘 던져주고 있어 엘리아스가 긴장을 조금 하고 있을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 LG 트윈스의 두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디트릭 엔스가 염경엽 감독의 교체 가능성 시사 이후 반등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던 켈리는 5월말 염 감독이 교체 가능성을 언급한 뒤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특히 6월 2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거의 퍼펙트 게임을 달성할 뻔했다. 이달 2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흔들리던 엔스도 6월에 나선 5경기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SSG도 내심 시라카와의 등장이 엘리아스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길 바랄 터다.

시라카와의 잔류 여부에 적잖은 관심이 쏠린 만큼 엘리아스의 복귀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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