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자격정지""임원은 비즈니스석"…안세영 폭로후 협회 재조명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안세영(22·삼성생명) 선수가 지난 5일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한 가운데 과거 협회의 만행이 재조명되고 있다.

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대표팀 선발에 개입하고 임원 여비에 돈을 펑펑 쓴 협회의 과거 만행이 보도된 기사가 올라왔다.

2018년 11월 SBS 보도에 따르면 협회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국가대표 선발에 개입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선수 명단이 3차례나 수정됐는데, 이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고려해 세대교체를 하라는 협회 임원진의 지시 때문이었다.

그 결과 20명 중 6명이 교체돼 종합 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는 단 2명으로 줄어들었고, 복식은 2개조를 제외하고 무려 4개조가 파트너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이 크게 떨어진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협회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성적 부진의 책임을 감독과 코치들에게 전가하며 문자메시지로 경질을 통보했다.

이뿐만 아니라 2018년 7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참가를 위해 배드민턴협회가 작성한 예산서를 보면 선수 6명이 출전했는데 임원은 무려 8명이나 따라갔다.

또 감독과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에 탑승했는데,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비용은 두 배 가까이 들었다.

2017년 5월 호주 대회 때는 임원 5명이 1600만원이 넘는 비용으로 비즈니스석을 타고 갔다가 "전력상 우승은 어렵다"며 8강전 이후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

이에 코치와 선수들만 남아서 8강, 4강, 결승전을 치른 끝에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조기 귀국한 임원들은 누구도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과거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가 협회의 행정 착오로 도핑 파문에 휩싸였던 일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용대는 2014년 1월 도핑테스트 고의 회피 의혹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불시에 선수들을 찾아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한다. 그러나 배드민턴협회가 선수의 소재지를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탓에 선수들은 세 차례 도핑 테스트에 한 번도 응하지 못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징계 결정 전 BWF 청문위원회가 열린 덴마크까지 가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협회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장을 보내 선수 잘못이 아닌 행정적인 절차라고 해명했다. BWF는 재심의를 열어 두 선수에 대한 자격정지 취소를 결정했고, 협회에 4만달러(약 5480만원) 벌금을 부과했다.

한편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2대 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안세영은 "협회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막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며 "한국 배드민턴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 금메달이 1개 밖에 안 나온 이유에 대해 뒤를 돌아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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