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퍼플키스, 화끈하고 힙한 변신 "대중이 알아주는 팀 되고파요"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그룹 '퍼플키스'가 발랄해졌다. 좀비, 마녀 등 강렬한 콘셉트를 내세웠던 이전과 분위기가 다르다. 제 나이에 맞는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자유롭고 에너제틱 해졌다.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붙었다.

미니 6집 '비엑스엑스(BXX)'는 퍼플키스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다. "언젠가 꼭 우리 이야기를 노래하고 싶었다"는 이들은 앨범 제작과 곡 작업, 비주얼 부분까지 직접 참여했다. 앨범명은 베스트 프렌즈 포에버(Best Friends Forever)의 줄임말인 BFF에서 FF를 XX로 변환한 형태다. XX 염색체인 여섯 멤버들의 의리와 우정을 의미한다.

타이틀곡 '비비비(BBB)'는 각자의 개성을 찾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멤버들이 서로에게, 그리고 같은 청춘들에게 외치는 이야기다. 착함을 강요받으며 무채색으로 변해버린 이들이 다채로운 색깔을 되찾기 위해 기꺼이 세상에 맞서는 빌런이 되고자 하는 콘셉트다. 이들은 "착하게 받아 주지 말고 네 마음대로 해 봐"라고 외친다. 강렬한 베이스와 미니멀한 트랩 비트 위에서 자유롭게 강약 조절을 하는 퍼플키스의 보컬이 귓가를 사로잡는다. 이전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힙한 감성이다.

"타이틀곡 선정을 위해 정말 많은 데모곡을 들었어요. 50곡 정도 들었는데 아쉽게도 확 꽂히는 곡이 없더라고요. 아쉬워하던 찰나에 '비비비'를 듣게 됐거든요. 처음으로 모든 멤버가 좋다고 했어요. 평소에 힙한 곡을 하고 싶었거든요. 훅이 반복되는 부분이 빠르게 외워지더라고요. 대중들도 쉽게 접하고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에요."(나고은)

수안은 작사에 참여했다. 처음부터 가사를 쓰기로 한 건 아니었는데, 많은 시안을 받고도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퍼플키스의 색깔을 넣고 싶은 마음에서다. "가사를 취합하는 하루 전날에 시안을 보다가 제가 멤버로서 우리의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있을 것 같아서 가사를 썼어요. 채택이 돼서 뿌듯한 마음이었죠. 하루 만에 썼는데 기존에 받은 좋은 시안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하기도 했어요."(수안)

멤버들은 '반쯤 미친 세상에 제대로 미(美)쳐 보지 않는 건 반칙이지'라는 가사를 포인트로 꼽았다. 채인은 "이런 가사들이 우리의 콘셉트를 잘 나타내고 있다"며 "억압받는 세상 속에서 하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하기 어렵지 않나. 우리가 해야 할 것을 하는 것뿐이고 억압받을 이유는 없다는 걸 표현하는 가사"라고 설명했다. 수안은 "우리와 다른 상황에 있지만 같은 감정을 느끼는 분들도 스트레스가 해소되거나, 자신의 뜻대로 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힙합은 모든 멤버들이 예전부터 선망했던 장르다. 덕분에 설레는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했다고. 타이틀곡 메시지처럼 하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분출하면서 자신감이 차올랐다. "콘셉트 자체가 화끈한 부분이 있어요. 화끈한 여자들이 상징이죠. 저희가 성향이 다 비슷하고 솔직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잘 담긴 것 같아요."(채인) "처음으로 퍼포먼스에도 힙합스러운 요소를 넣었어요. 훅 부분 포인트 안무에 스텝을 많이 활용했어요. 힙한 느낌의 동작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죠. 저희가 안무 제작 미팅에서 의견을 냈던 게 여자들의 우정이 돋보일 수 있는 동작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주먹 인사나 서로 눈을 맞추고 하는 동작들이 많아요. 콘셉트가 잘 잡힌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손에 꼽게 좋습니다."(도시)

퍼플키스는 여러 가지 콘셉트를 소화하며 늘 자신들만의 색깔을 넣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퍼플키스만의 색깔은 보컬이라고. "자세하게 들어보지 않아도 개개인의 음색에 특색이 있어요. 그러면 융합되기 쉽지 않은데 한 가지 장르로 음색이 뭉쳐서 시너지를 내요. 음악적으로 봤을 때 퍼플키스 색이라고 할 수 있죠. 팀워크가 좋다 보니까 무대에서는 우정이나 화합을 잘 보여주고 싶었고요."(수안)

그만큼 보컬 실력에 가장 자신이 있다. 데뷔 이래로 쭉 라이브를 고집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월드 투어를 하면서도 멤버 전원이 핸드마이크를 사용하며 라이브 공연을 했다. "가수로서 실력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해요. 가장 뿌듯한 부분은 팬들이 저희가 노래하는 걸 보면 '불안하지 않다. 편안하다'고 하는 거예요.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나고은) "갈수록 실력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소리를 들을 때 부담도 있어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안주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것 같아서요. 계속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 가수 생활을 오래 하려면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잖아요. 그러면 언젠가 스포트라이트를 크게 받지 않을까요?"(수안)

2021년 3월 15일에 데뷔한 퍼플키스는 어느덧 3주년이 지났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데뷔해 팬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글로벌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 미국 17개 도시와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월드 투어를 마쳤다. "솔직히 영상통화 팬사인회로 팬들을 만날 기회는 많았지만 직접 공연을 하러 갔을 때 몇 분이나 우리를 보러 와주실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첫 공연부터 매진되기도 하고, 태어나서 처음 듣는 크기의 함성 소리도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요. 회사에 얼른 투어 일정을 잡아달라고 졸랐어요. 감사하게도 올해 다양한 팬들을 볼 수 있을 것아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만나고 싶어요."(도시)

"3년 동안 이뤄낸 게 있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노력해왔고 알아봐 주신 것 같아요. 앞으로는 많은 분들이 우리의 음악을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해요. 대중들이 알아주는 팀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타이틀곡이 중독성 있는 곡이라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수안)

"아직 음악방송 1등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감사하게도 후보에는 들었는데 1위를 못했죠. 이번 곡으로 1위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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