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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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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배우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석도 형사는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다. 관객이 이 영화에서 기대하는 건 단순하다. 범죄자를 시원하게 때려잡는 그 쾌감. 그 카타르시스는 마석도가 휘두르는 그 큰 주먹에서 나오기에 그가 이 작품의 아이콘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통쾌함을 마석도 혼자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마석도의 주먹질이 짜릿해지려면 호되게 당해야 마땅한 악당이 있어야 한다. 그 빌런이 강렬할수록 박수 소리는 커지기에 '범죄도시'의 악인은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 놈이어야 한다. 장첸·강해상·주성철이 마석도 못지 않게 주목 받고, 이들을 어떤 배우가 연기했느냐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우 김무열(42)이 '범죄도시4' 빌런으로 돌아왔다. 2019년 영화 '악인전'에서 형사 정태석을 맡아 마동석이 연기한 폭력 조직 보스 장동수에 맞섰던 그는 이번엔 거꾸로 마동석의 마석도가 반드시 잡아야 할 최악의 범죄자 특수부대 용병 출신으로 온라인 도박 조직 우두머리 백창기를 연기했다. 손석구는 강해상이 윤계상의 장첸과, 이준혁은 주성철이 윤계상의 장첸 그리고 손석구의 강해상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무열에게도 역시 앞선 빌런들과 백창기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이 가장 먼저 던져졌다. 그는 "전작 빌런이 악과 깡으로 싸우는 인물들이라면 용병 출신 백창기는 철저히 감정을 숨기고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이라고 했다. 다만 김무열은 "다른 빌런과 차별화 해야 한다는 것에 매몰되지는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차별화 해야죠. 하지만 차별화에 매몰될 순 없었어요. 전작 빌런이 보여줬던 걸 절대 답습하지 않겠다고 하면 너무 불리해지죠. 좋은 건 가져오고 여기에 새로운 것도 붙여야 하는 겁니다. 앞서 강렬한 빌런이 나왔다는 게 저에게는 불리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제게 데이터가 있다는 거니까 좋기도 했습니다. 캐릭터도 캐릭터이지만 더 중요한 건 '범죄도시4'가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공동 작업이라는 걸 잊지 않는 것이었어요." 김무열은 "내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너무 강하게 갖다 보면 오히려 영화를 망칠 수도 있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캐릭터 개성을 드러내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은 "이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고, 마동석·이동휘 등 상대 배우와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백창기는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감정을 보이지 않기에 말도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면 거의 하지 않는다. 김무열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백창기의 감정을 알 수 있게, 말을 하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게 연기해야 했다. 김무열은 "순간 드러나는 백창기의 표정에서 관객이 백창기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게끔 연기했고, 그 느낌을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영화를 본 지인이 살쾡이 같은 눈빛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살쾡이처럼 연기하려는 생각은 없었지만, 기회가 왔을 때 그걸 낚아채려는 듯한 그 마음 그 눈빛이 살쾡이와 비슷했나봐요. 그건 분명 제가 의도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해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죠."


윤계상은 머리를 기르고 수염을 붙였다. 손석구는 턱수염을 길러 한층 와일드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준혁은 20㎏을 찌워 우리가 알던 이준혁이 아닌 모습으로 나타났다. 김무열도 물론 10㎏ 가량 증량했다. 그러나 '범죄도시4'에서 김무열의 외모 변화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몸과 팔에 화려하고 강렬한 문신을 새겨넣은 건 분명 이채롭지만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옷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 악역이라고 하면 우선 강렬한 외모에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김무열은 오히려 정반대 길을 택했다. 그는 "실제 용병들의 사진을 보면서 강렬한 외모 설정을 상상한 적도 있었지만, 허명행 감독과 회의 끝에 가장 평범한 외모로 등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감독님 제안에 수긍하지 못했어요. 너무 수더분한 게 아닌가 생각한 거죠. 하지만 감독님과 논의를 하고 백창기의 캐릭터를 생각해보니 평범한 외모를 하고 있을 때 백창기가 더 강렬해 보일 수 있겠더라고요.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속을 알 수 없는 백창기라는 인물이 튀지 않는 외모에 잘 묻어난다고 판단했던 겁니다." 무심하게 푹 눌러쓴 비니, 보통 남자들이 입는 것과 다를 게 없는 남색 코트도 그렇게 설정됐다.

겉모습은 평범하지만 액션만큼은 백창기가 가장 화려하다.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전문가라는 설정은 백창기의 액션을 앞서 나온 빌런이 흉내낼 수 없는 더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바꿔놨다. 특히 단검을 들고 급소를 정확하게 찌르는 모습은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식이었던 장첸·강해상·주성철에게서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영화를 보면 김무열은 이런 고난도 액션신을 가볍게 해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과거 필리핀 전통 무술 중 하나인 칼리 아르니스(Kali Arnis)를 수련했던 게 이번 액션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20대 시절에 무술을 배울 때 관장님이 다양한 무술에 정통하셨고 칼리 아르니스도 잘 아셨어요. 원래는 그 무술이 양손에 정글도를 들고 하는 건데 무기로 단검을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액션이 그렇게 생소하진 않았어요. 게다가 제가 이 작품 들어가기 전에 '스위트홈' 시즌2를 찍었어요. 그땐 현직 특수부대원을 연기했죠. 의도치 않게 '범죄도시4'와 맥락이 맞닿은 거죠." 고난도 액션이 눈에 띄는 작품이지만 막상 김무열은 그리 어렵지 않게 촬영했다고 했다. 허명행 감독이 무술감독 출신인데다가 마동석 역시 액션 연기 달인 중 한 명이어서 액션 장면 설계와 촬영이 어떤 작품보다 수월했다는 얘기였다. "3일을 계획했으면 2.5일만에 끝나는 현장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벌써 '범죄도시4' 1000만을 얘기한다. 그런 애기가 나온다는 걸 김무열도 모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럴수록 자세를 더 낮추게 된다고 했다. "지인들이 VIP 시사회 참석 분위기만 봐도 알아요. 이번엔 저한테 할당된 표가 모자를 정도였으니까요. 참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겸손하고 담담하게 가야죠. 흥행도 흥행이지만, 이 작품 하면서 참 행복했어요. 그 행복하던 때를 더 즐기지 못한 게 후회가 될 정도로요. '범죄도시4'는 제게 그런 영화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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