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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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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관계의 문제는 경계와 맞물리고 그건 좌표계에 놓인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김남준)의 솔로 정규 2집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Right Place, Wrong Person)'에서 공간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앨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특정 장소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이방인을 다룬 이 작품은 내가 속한 범주의 범위에 대한 플롯 관련 고민이 역력하다.

RM과 김남준의 경계에서부터 출발한 지점이 그렇다. 슈퍼스타가 아닌 청춘의 솔직함을 토해냈다. 인간 관계에 대한 불만('너츠(Nuts)'), 사랑에 대한 불신('아웃 오브 러브(out of love)'),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안('그로인(Groin)') 등이 예다.

시간·공간 좌표계는 관찰자의 위치, 심리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앨범은 최근 방탄소년단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 '교환앨범 MMM'(Mini & Moni Music)에서 RM이 밝힌 것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작됐다.

국가대표로 통하는 세계적인 인기 그룹의 리더, 군 복무를 앞둔 혼란은 "하찮은 스물아홉 살 한국 남자"라는 스스로에 대한 정의와 맞물려 불안정 운동을 하며 좌표를 특정하기 힘들다.

그건 결국 이번 앨범 타이틀곡 '로스트!(LOST!)'로 귀결된다.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난 텅 빈 거리"가 덩그러니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다.

선공개곡 '컴 백 투 미(Come back to me)'·'로스트'·'도모다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미로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자세히 톺아보면 이건 미로가 아닌 미궁이다.

미궁은 복잡해보이나 회전하는 길을 따라가면 중심부에 닿을 수 있다. 반면 미로는 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막다른 길도 있어 헤맬 수밖에 없다.

이번 앨범의 선공개곡이자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컴 백 투 미'가 또 미궁임을 증명한다. '모든 것에 해당할 지 모르지만,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는 주제로 삼은 인디 팝이다. 결국 중심을 잃지 않겠다는 낙관적 의지다.

무엇보다 RM은 혼자가 아니다. 대세 밴드 '실리카겔' 김한주을 비롯 얼터너티브 K팝 그룹 '바밍타이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프로듀서인 산얀과 언싱커블(Unsinkable),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들려주는 래퍼, 김아일,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제이클레이프(Jclef), 싱어송라이터 정크야드 등이 뭉친 '로스트!' 크레디트만 봐도 알 수 있다.

'로스트!'엔 프로듀싱을 함께한 여러 뮤지션들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이에 대해 "RM은 이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길을 잃는다면 이것 또한 괜찮을지 모른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소개했다.

최근 김한주, 김아일, 제이클레프는 RM과 절친한 밴드 '못(Mot)' 리더 겸 싱어송라이터 이이언(eAeon) 등과 창작집단 '박쥐단지'(Bat Apt.)를 결성하고 얼터너티브 일렉트로니카 컴필레이션 음반 '박쥐단지'를 발매하기도 했다. 이 음반을 들으면, 최근 RM의 음악적 취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음반을 듣고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바밍타이거를 떠올린 팬들도 다수일 것이다. 산얀이 앨범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기에 당연한 분위기다. 바밍타이거와 주로 작업했고 RM이 피처링으로도 참여했던 이 팀의 '섹시 느낌'의 뮤직비디오 연출도 맡았던 일본 출신 페나키 감독이 '그로인' 뮤직비디오 등을 작업했다.

산얀은 얼터너티브, 즉 우리 대중음악의 대안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역시 솔로 작업에선 K팝과 다른 결의 대안을 꾸준히 찾아온 RM은 산얀을 중심으로 이번 앨범을 위해 프로젝트 공동체 '팀(TEAM) RM'을 결성했다.

이 명단엔 기존 K팝 신에선 보기 힘든 걸출한 뮤지션들이 이름을 얹었다. 김한주 외에 미국의 재즈 듀오 도미 & JD 벡(DOMi & JD BECK), 밴드 '혁오'의 오혁, 대만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의 궈궈(Kuo), 영국 래퍼 리틀 심즈(Little Simz), 미국 싱어송라이터 모세스 섬니(Moses Sumney) 등이다.

또 영국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의 뮤직비디오 디렉터로 유명한 오베 페리(Aube Perrie)('로스트!' 뮤직비디오 연출),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이성진 감독 그리고 류성희 미술감독·김우형 촬영감독('컴 백 투 미' 뮤직비디오 협업) 등이 RM의 메시지를 영상 미학으로 구현했다.

이렇게 새로운 예술가들이 혼한 속 RM의 '아리아드네의 실'이 됐다. 그리스 신화에서 테세우스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후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주어진 아리아드네의 실이 RM의 청춘과 이번 음반을 듣는 청춘들의 손에 꼭 쥐여줬다. 그 미궁을 빠져나온 뒤에도 RM 그리고 우리네 좌표는 불안정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어디쯤에 있는지는 인식하게 만든다. 더 이상 이전의 RM과 우리가 아니다. 결국 앨범을 경험한 뒤 '롱 플레이스, 라이트 퍼슨'라는 변주의 수미상관을 만들어낸다.

해당 음반은 RM이 군 복무 전 작업해 군백기 중에 낸 앨범임에도 RM의 인기를 확인케 했다. 8일 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5위를 차지했다. 2022년 말 내놓은 솔로 1집 '인디고'가 해당 차트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두 개 앨범 연속 '빌보드 200' 톱5에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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