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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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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 '원더랜드'(6월5일 공개)는 부부인 배우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두 번째 합작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이 작품엔 이들만 있는 게 아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면 그들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 한 명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김 감독과 이미 호흡한 적이 있는 정유미도, 최근 가장 주목 받는 배우인 최우식도 아니다. 많은 관객에게 아직 국민첫사랑이라는 말로 익숙할 배우 수지(30)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 혹은 죽음에 준하는 상태에 빠진 환자를 AI로 되살려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수지가 연기한 정인은 뇌사 상태에 빠진 남자친구 태주(박보검)를 인공지능으로 복원해 매일 화상통화를 하며 살고 있는 인물. 그런데 태주가 깨어난다. 정인은 AI 화상통화 서비스를 종료하지만, AI태주와 실제 태주 사이에서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며 실제 태주와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 수지는 정인이 태주에게 느끼는 괴리를 순도 높게 표현하며 관객을 잡아 당긴다. 아마도 수지의 연기를 오랜만에 보는 이들이라면 마치 개안(開眼)한 듯한 그의 성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지는 "아마 가장 자유롭고 편한 현장이었던 것 같다"며 "연기에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원더랜드'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각기 다른 스토리가 펼쳐지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이 영화 러닝 타임은 113분.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나눠지기 때문에 정인과 태주 이야기 분량이 많기는 어렵다. 어쩔 수 없이 두 남녀 스토리엔 군데 군데 비어 있는 곳이 많고, 그걸 배우 연기력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수지는 바로 그 채워나가기 위한 상상들이 '원더랜드'에서 연기를 즐길 수 있게 해줬다고 했다.

"시나리오에 없는 걸 제가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전 이런 작업 방식은 처음이었거든요. 글쎄요, 이런 식으로 연기하니까 오히려 더 빠르고 깊게 몰입했던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압박이나 부담을 느끼기보다 그렇게 정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던 거죠. 정인이 있다고 믿게 됐달까요. 이해하고 믿는다는 건 연기할 때 정말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는 것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현장이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했습니다. 자유로웠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아요."

극 중엔 태주가 아프기 전 정인과 태주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플래시백 형태로 종종 삽입된다. 이 시퀀스에선 김 감독이 수지와 박보검에게 특별한 연기 주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행동에서 발산하는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감독님은 그 장면 뿐만 아니라 많은 대목에서 제 아이디어를 수용해줬어요.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시나리오에 없는 부분을 제가 채워나가기도 했고요. 그렇게 연기해서 그런지 유독 이 작품에 애정이 가요."


수지는 '드림하이'(2011)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13년 간 연기했다. 그래도 그간 그는 노래와 연기를 병행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 활동도 그랬다. 최근엔 시리즈 '안나'(2022) '이두나!'(2003)에 이어 '원더랜드'(2024)를 거치며 배우로 다시 출발한다는 인상이 크다. 세 작품에서 수지는 연기 잠재력이 터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가끔 OST 등을 부르긴 해도 가수 활동은 사실상 하고 있지 않다. 수지는 "가수 활동을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그땐 여유가 없었어요. 어렸고 너무 바빴으니까요. 사실 어릴 때가 잘 기억이 안 나요. 요새 가끔 제가 어릴 때 했던 것들을 다시 볼 기회가 생기면 '내가 왜 저기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요. 지금은 여유가 있죠. 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요. 사실 그때와 지금의 만족감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커요. 물론 그런 시절을 거쳐왔기 때문에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겠죠."

수지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진정성이라는 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로 잘 살고 싶다고 했다. 그게 진정성일 것 같다고 했다. "전 지금까지 조금씩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성장하고 싶어요. 조금씩 성장하니까 아무도 모를 수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렇게 계속 가다 보면 더 커져 있을 테니까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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