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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인스타그램 팔로워 293만명'을 보유한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피아니스트 토니 앤(Tony Ann)은 기술(技術)로써 감정을 기술(記述)하는데 탁월하지만, 기교를 과시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공부한 그는 글로벌 슈퍼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협업으로 알려진 미국 EDM 듀오 '체인 스모커스'와 작업하는 등 유연하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 팝의 매력, 다양한 도구를 아우르며 '네오 클래식'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신흥 뉴에이지 뮤지션'의 선두주자다.

소셜 미디어에서 크게 유행한 '#playthatword'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누리꾼이 자신에게 던진 단어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곡을 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공식 음원으로 발매됐다. 현재 열두 개의 주요 별자리에서 각각 영감을 얻은 곡들이 담기는 정규 2집 '360°'을 작업 중이다.

이처럼 토니 앤에게 세상의 모든 건 음악이 된다. 단순히 혼자만의 상상으로 만든 곡들이 아닌 소셜 미디어를 통한 상생으로 빚어진 곡들이다. 베토벤 다큐멘터리를 보고 음악에 관심을 가진 만큼 현학적인 해석으로만 파고들 수 있지만 진중함과 세련됨 사이, 그 어딘가 균형을 절묘하게 포착하는 게 토니 앤의 섬세한 능력이고 그건 신고전주의 흐름 위에 있다.

세상보다 우월해지려는 연주가 아니라, 음악과 듣는 이들을 높이는 음악이다. 빽빽한 유럽과 북미 투어 일정 가운데 아시아 투어를 잡아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토니 앤의 연주가 그걸 증명했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토니 앤의 첫 내한공연은 '레인'으로 시작했는데, 감상적인 무수한 음표들이 관객들의 마음 위로 비처럼 쏟아졌다.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러 오는 관객이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세계적인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인 조성진, 임윤찬부터 영화 '올드보이'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대중문화 유명 콘텐츠까지 섭렵한 그다. 자장면과 김치는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는 공연장에서 "몇 년 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집에서 음악을 올릴 수 있게 됐고 그 덕분에 이 무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 이튿날 서울 용산구 호텔에서 만난 토니 앤은 실제 진중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첫 내한공연인데 하루에 두 차례 공연 하셨습니다. 한국 관객과 첫 대면한 소감은요?

"저에 대한 관객분들의 존중을 느꼈고, 그래서 굉장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서 공연할 때는 부산스러운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분위기가 좀 다른 거 같아요. 굉장히 음악에 집중해주는 분위기라 굉장히 좋았어요.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음악을 들고 다시 한국에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피아노 한 대를 둔 공연에선 그랜드 피아노를 무대에 올리거나, 다양한 소리를 내는 신시사이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공연에선 업라이트 피아노를 사용하셨습니다.

"업라이트 피아노를 썼던 이유는 시각적으로 피아노를 관객분들에게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독창성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공연에 따라 그랜드 피아노를 여전히 사용하기도 해요. 또 업라이트 피아노는 그랜드 피아노처럼 완벽한 사운드를 내거나 절제된 정교한 소리가 나지 않지만, 그 불완전성이 굉장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섬싱 아이 쿠드 네버 비'에선 녹음된 보컬이 흘러나오는 등 플레이백도 적절히 사용하세요.

"플레이백이랑 실제 피아노 라이브 공연을 섞는 이유는 공연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한 건데요. 인트로, 팝송이 같이 나오는 섹션은 플레이백을 이용해서 드럼 혹은 백그라운드 보컬이 나올 수 있는 방식을 추구하죠. 토니 앤이라는 뮤지션이 솔로 피아니스트 이상의 어떠한 걸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함이죠. 향후엔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가수까지 포함해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과 협업하고 싶어요."

-건반을 누르는 모습을 부감숏을 통해 영상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우선 관객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서 설정을 한 이유가 있고요. 온라인에 올라온 제 영상들의 대부분은 제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손가락을 촬영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상의 일관성을 위해서이기도 해요."

-토니 앤 씨는 트렌디함과 진지함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시는 것 같아요.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계신데 베토벤 다큐멘터리를 보신 뒤 음악을 시작하시기로 결심하신 만큼 기본기도 잘 닦여 있잖아요.

"클래식 음악을 처음 공부할 때 강도 높은 연습을 했어요. 지금의 연주력은 그 연습의 결과죠. 사실 클래식 피아니스트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트렌디한 음악을 한다고 해서 진지함이나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음악은 클래식과 팝을 섞은 느낌을 추구해요. 클래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술성과 함께 팝의 멜로디나 하모니에서 느껴지는 간단함을 조합하죠. 연주에선 익숙한 것과 복잡한 것을 결합하곤 하는데요. 여기서 익숙한 건 팝 멜로디에서 느껴지는 단순함을 말하는 거고요, 복잡함은 기술적인 것과 관련된 건데 클래식 음악에서 출발합니다. 피아니스트가 되기 전에 다양한 음악 장르와 이론적인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런 다양한 스타일들을 활용할 수 있죠."

-그래서 그런지 '봄날' '마이 유니버스' 등 방탄소년단(BTS) 커버도 색다르긴 하더라고요.

"커버를 할 때에는 원래 음악을 그대로 연주하는 게 아니라 저만의 어떤 색깔을 넣는 것을 좋아해요. 저만의 독창성이 있는 기술을 사용해서 조금 더 쇼맨십이 있는 커버를 보여드리는 거죠. 작업 방식을 구체적으로 더 말씀 드리면, 메인 멜로디에 저만의 해석을 더한 다음에 하모니를 다시 재조합한다거다 멜로디를 더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곡에 변화를 주죠."

-소셜 미디어 스타이기도 하죠. 1년 사이에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약 100만명가량 늘어난 걸로 알고 있어요. 저 같으면 그런 유명세에 취할 거 같기도 한데, 이후에 더 음악에 집중하시는 모습이 좋았어요. 소셜 미디어는 본인에게 어떤 활용도가 있는지요.

"저와 사람들을 연결해 줄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생각을 해요. 제 음악과 제 예술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재미를 위해서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보지는 않아요.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되는 음악 결과물을 업로드하죠. 무엇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공감하고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합니다. 예전엔 신문을 읽거나 직접 공연을 관람해야 음악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게시물 하나만으로 다른 지역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소셜 미디어는 제가 영감을 받는 방식이기도 해요. 예컨대 소셜 미디어에서 본 굉장히 아름다운 폭포와 노을의 이미지라든지, 대단한 첼리스트나 색소포니스트의 연주에서 감흥을 느끼거든요."

-내년 2월에 정규 2집 '360°'를 내신다고 예고했습니다. 춘분, 하지, 추분, 동지와 12개의 주요 별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다고요.

"제가 평소에 별자리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매료돼 있어요. 신문에 나오는 별자리 운세도 음악적 도전으로 받아들였죠. 별자리마다 자기 개성이 뚜렷하고 성격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걸 기반으로 삼는다면 음악 역시 각각 다른 특질을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현재까지 세 곡이 발표됐고('360°'의 첫 번째 EP로 '버티고' '더 큐리어스' 등이 담긴 '90°'가 공개됐다.) 21일 게자리에 대한 음악이 나옵니다. 내년 2월까지 한 달에 한 곡씩 공개할 거예요. 음악 작업을 할 때마다 언제나 주제가 있어요. 작년에 색깔에 초점을 맞춘 EP 3부작(EMOTIONALLY BLUE, ORANGE, RED)을 발매하기도 했죠. 이미 계획돼 있는 것들이 있는데 아직은 비밀이에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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