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0
  • CoinNess
  • 20.11.02
  • 12
  • 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윤서연, 정혜린, 이지우, 김채연, 김유연, 김수민, 김나경, 공유빈, 카에데, 서다현, 코토네, 곽연지, 니엔, 박소현, 신위, 마유, 린, 주빈, 정하연, 박시온, 김채원, 설린, 서아, 지연…

"우리는 하나이자 스물 넷입니다."

이 같은 슬로건을 내세운 '트리플에스(tripleS)'는 국내 최다 인원인 24인조 걸그룹이다. 총괄 프로듀서 정병기(제이든 정) 대표가 이끄는 기획사 모드하우스가 2022년 4월 그룹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S1 윤서연을 시작으로 지난 4월 S23 서아·S24 지연까지 약 2년에 걸쳐 스물네 명의 멤버를 공개했다.

이렇게 24명의 진용을 갖추고 지난 5월 첫 정규 '어셈블(ASSEMBLE)24'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걸스 네버 다이'는 입소문을 타고 멜론 톱100에 장기간 머물며 흥행하고 있다. 초동은 15만장으로 자체 최다 기록을 갱신했고, SBS M '더쇼'에서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갈수록 대형 기획사에 힘이 실리며 '중소기획사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확고부동해진 때에, 프로듀싱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트리플에스의 제작 포뮬러(공식)는 K팝계 미적분(微積分)이라 할 만하다. 미분(微分)은 무한히 잘게 나누는 개념, 적분(積分)은 반대로 잘린 것을 무한히 쌓는 개념이다.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 가속도를 적분하면 속도다. 미적분을 알면, 실시간으로 변하는 걸 예측할 수 있다.

이 개념을 트리플에스 구성에 적용할 수 있다. 트리플에스가 초반에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내세운 문구는 ''작은 s'로 살아가다 서로를 만나 '큰 S'가 된다'였다. 완전체 그림을 그린 뒤 멤버 한 명씩 소개하는 과정이 미분이고, 멤버들이 유닛을 이루거나 24인 완전체가 된 건 결국 적분인 셈이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의 성장의 속도·가속도를 팬덤 '웨이브(WAV)'는 발견하고 계산했다. '모든 가능성의 아이돌'이라는 표어는 그렇게 설득력을 갖는다. 덕분에 열렬한 팬덤이 생겨났고, K팝의 새로운 디멘션(DIMENSION·차원)이 탄생했다.

◆왜 24조인가…효율성과 미학의 이종교배

지난 6~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2024 트리플에스 팬 콘 - 걸스 네버 스톱(tripleS FAN-CON - Girls Never Stop)'은 트리플에스의 적분과 미학이 실효성이 있다는 걸 증명한 순간이었다. S5 김유연 모교(이화여대 과학교육과 휴학)라서 더 의미가 있었다.

팬미팅을 겸한 행사인 만큼 멤버들의 개별 매력을 소개하는 구간도 있었다. 무엇보다 빛난 건 '24' '넌 스케일(Non Scale)' '걸스 네버 다이(Girls Never Die)' '라이징(Rising)' '컬러풀(Colorful)' 스물네 멤버의 완전체 무대였다. 웅장한 적분의 순간들이었다.

세밀한 미분의 유닛 무대도 펼쳐졌다. 첫 디멘션인 'AAA(Acid Angel from Asia)'를 시작으로 '크리스탈 아이즈(+(KR)ystal Eyes)', '에볼루션(EVOLution)', '러블루션(LOVElution)', 'NXT', '글로우(Glow)'가 각 색깔에 맞는 곡들을 선보였다.

러블루션, 에볼루션 그리고 NXT와 글로우가 뭉친 유닛까지 8명씩 세 팀으로 나눠 자신들의 웹 예능 콘텐츠 '배지전쟁3'를 진행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물오른 예능감을 뽐냈다.

트리플에스 시스템을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선 작명법과 이들의 활동 구조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S는 각각 '소셜(Social)' '소녀(Sonyo)' '서울(Seoul)'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들의 세계는 애플리케이션 이름이기도 한 코스모(COSMO)에서 구축된다. 코스모는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cosmos)를 뜻한다.

이 세계는 팬들의 참여로 분화된다. 유닛은 디멘션(DIMENSION)이라 불리는데, 모드하우스가 아닌 팬들의 선택으로 탄생한다. 유닛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팬들이 참여하는 '그래비티(Gravity)'가 치러진다. 팬들은 표를 행사하기 위해선 투표권인 꼬모(COMO)가 필요하다. 모드하우스는 처음부터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IT 영역의 크리에이터들을 모으며 이런 복잡한 구성이 가능케 했다. 멤버들 앞에 붙는 S도 암호 혹은 기호처럼 활용된다.

멤버들은 2001년생(김유연)~2010년생(서아)으로 구성됐다. 한국인 열일곱 명, 일본인 네 명, 대만·베트남 복수국적 한 명, 중국인 한 명, 태국인 한 명이다.

K팝 그룹 중 멤버수는 보이그룹 NCT(26명) 다음으로 많다. 아이돌 그룹의 원조 일본엔 다인원 그룹이 넘친다. '번뇌걸즈'는 팀 명 그대로 멤버 숫자가 108명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팬덤을 보유한 'AKB 48'는 48명 안팎의 멤버 숫자를 유지한다. 다인원 그룹의 장점은 활동의 확장성과 함께 다양한 기호·취향을 가진 팬층을 폭넓게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리플에스는 단순한 물량공세가 아니다. 24명을 24개월에 걸쳐 2024년에 공개하는 시스템을 작정하고 구축했다. 24명은 365일 24시간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든 활동하겠다는 지향성을 담고 있다. 트리플에스의 정규 1집에 대한 큰 호응은 이러한 방향성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시스템의 효율성과 미학의 이종교배다.

◆세련된 음악·절제된 춤·현실적인 뮤비

트리플에스의 세계관은 다소 복잡하지만, 음악은 자연스럽다.

엘 캐피탄(EL CAPITXN·장이정)과 벤더스(Vendors)가 공동 작업한 '제너레이션' '걸스 캐피털리즘' '걸스 네버 다이'는 몽환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사운드의 세련된 K팝이다. K팝 팬들 사이에서 명곡으로 소문난 '라이징'은 모노트리 지들로(GDLO)와 옐로(YELO) 등이 협업해 벅차면서도 아련함을 선사했다.

안무가 최효제 등이 만든 트리플에스의 안무는 절제된 것이 특징이다. 다인원이라 멤버들의 무대 등퇴장도 자주 이용되는데 그건 무대를 넓게 쓰는 효과를 빚어낸다. 지난달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울산 HD FC 대 서울 FC 경기 하프타임 때 공연은 24인조의 웅장함을 마음껏 펼친 명장면이었다.

뮤직비디오와 메시지를 통해 전하는 서사도 확실하다. 서울에 사는, 마냥 밝지 않는 소녀들의 삶이 '제너레이션', '라이징', '걸스 캐피털리즘', '걸스 네버 다이'에 담겼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멤버들은 근사한 자신들의 차량이 아닌 지하철 또는 버스를 타고 다닌다. 알록달록한 디저트가 아닌 컵라면을 먹고,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검정 패딩을 입는다.

"지금 내가 자신 있게 반짝일 수 있게 / 화려한 필터보다 자본주의 내 매력 (…) 그럴려면 잔고도 충분히"라고 '언제부턴가 다가온 현실'에 대해 노래한다. 뮤직비디오에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걸스 네버 다이'에선 "세상은 늘 화려한 꿈 내 눈이 멀게 / 눈부셔 샤인 베터(Shine Better) / 난 여기 보이지 않겠지 점점"이라고 읊조린다.

일부에서 트리플에스를 '어둠의 뉴진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뉴진스처럼 프로듀서로 중심으로 한 좋은 음악을 들려주지만, 이 팀보다 더 어두운 분위기나 메시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등에 '걸스 네버 다이'를 듣고 자신만 어두운 생각을 한 것이 아니었다며,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을 남긴 이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트리플에스의 노래가 마냥 처져 있지 않다. 많은 10대들이 듣고 용기를 얻었다는 '걸스 네버 다이' 속 "다시 해보자"라는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일어난다.

그 가운데 "라라라"는 트리플에스가 주저 앉은 10대들에게 보내는 응원가다. "라라라"는 트리플에스의 시그니처 사운드 중 하나다. '제너레이션', '라이징', '걸스 캐피털리즘', '걸스 네버 다이' 모두에 "라라라" 구간이 있다. 트리플에스의 "라라라"는 마냥 신나지 않는다. 처연하면서도 애틋하다.

◆'국내 A&R 1세대' 정병기 프로듀싱 힘

최근 K팝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프로듀서가 정병기 대표다. 트리플에스 "라라라" 시그니처 곡에 모두 작사가로 이름을 올린 그는 국내 A&R 1세대로 통한다.

JYP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등을 거치면서 원더걸스, 2PM, 인피니트, 러블리즈, 이달의 소녀의 기획 등을 담당했다. 특히 러블리즈, 이달의 소녀 그리고 트리플에스로 증명한 것처럼 팀 색깔에 맞는 곡을 골라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트리플에스의 성공으로 뚝심까지 갖춘 프로듀서로 평가 받는다. 사실 트리플에스 기획의 원류는 정 대표가 기획에 함께 참여했던 이달의 소녀다. 매달 새로운 소녀를 공개하며 1년 동안 총 12명의 멤버를 알리고 이를 완전체로 선보이는 형태였다.

놀랍게도 전 소속사와 계약 문제 등으로 해체한 이달의소녀 프로젝트는 정 대표, 모드하우스를 만나 이어지는 중이다. 이달의 소녀의 영어 이름 루나(LOONA)는 '루나'(Luna·달의 여신)에서 따온 것이다. 이 루나 출신 희진, 하슬, 김립, 진솔, 최리 다섯 멤버로 구성된 '아르테미스(ARTMS)'가 모드하우스 소속이다. 아르테미스(Artem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이렇게 멤버들의 서사를 가져와 변주, 변형하는 능력이 K팝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대목이다.

◆강렬한 팬덤…웨이브

비주얼 센터 김유연, 팬 콘서트 반장 김채연, 가수 비비(김형서) 동생 김나경 등 스물 네 멤버들의 매력 저마다 상당하다는 것도 트리플에스의 강점이다.

가장 마지막에 합류해 '글로우'로 묶이는 S21 김채원, S22 설린, S23 서아, S24 지연도 벌써부터 팬덤을 구축 중이다. 이들 디멘션이 지난달 21일 발매한 '내적댄스' 역시 잘 빠진 사운드로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팬 콘서트에서 남성 팬과 여성 팬의 비율은 약 6.5 대 3.5였다. 보통 남초 팬덤의 경우 구매력이 약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트리플에스의 경우는 다르다. 팬콘서트에서 상당한 양의 굿즈를 사가는 팬들 역시 남성이었다.

멤버들의 매력과 K팝 팬심을 자극하는 프로듀싱 덕분에 콘크리트 팬덤이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정 대표와 모드하우스가 밀고 나가는 '팬 참여형 아이돌' 콘셉트 역시 팬층을 불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NFT 포토카드 발행 등은 몇 년 동안 K팝 신에 자리가 잡히지 않는 애물단지처럼 여겨졌는데 트리플에스는 이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는 몇 안 되는 팀이다. 개별 포토카드 판매 수익을 멤버들의 정산과 연결하는 등 '윈윈 전략'을 구사하면서 팬들의 응원에도 힘을 싣고 있다.

트리플에스는 오는 20일 일본에서 프리 데뷔곡 '###'를 발매하고 현지 진출을 본격화한다.

다인원 그룹인 트리플에스는 일본에서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AKB48 같은 팀과 시스템·활동 모습이 닮아 있어 현지 아이돌 팬들에게 익숙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리플에스의 음원은 완성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음악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리플에스는 일본 소니 뮤직의 레이블 SME 레코드와 손을 잡고 활동에 나선다. 매니지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의 일본법인 스트림 미디어 코퍼레이션(Stream Media Corporation)과 레갈리아스(Ligareaz)가 공동으로 담당한다. 오는 20일부터 8월 25일까지 진행하는 일본 후지TV '오다이바 모험왕 2024' 공식 서포터로 발탁, 데뷔 전부터 관심과 인기를 증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전국 휴대폰성지] 대한민국 TOP 성지들만 모았습니다.

대법원 특수 감정인 자격을 갖춘 데이터 복구 포렌식 전문

해산물 싸게 먹으려고 차린 회사! 당일배송! 익일도착! 주앤주프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