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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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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서사 자체는 단순하고 단조롭지만 어떤 장르적인 것을 가미시킨 것은 배우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이 '배우들의 향연'이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영화를 보니 알겠더라고요."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전도연은 영화 '리볼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승욱 감독이 연출한 '리볼버'는 경찰 조직의 비리를 뒤집어 쓴 전직 형사 수영이 2년의 옥살이를 마치고 출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도연은 주인공 수영 역을 맡아 차갑고 메마른 얼굴로 스크린을 채운다.

그는 "'리볼버'가 나오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내가 하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전작 '무뢰한' 때문에 이번 영화가 '무뢰한 여자 버전'이 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다른 캐릭터로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오 감독의 전작인 '무뢰한'(2015)에서 주인공 혜경을 연기했다. 이 영화는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무뢰한'에서 전도연의 연기를 인상깊게 본 오 감독은 9년만에 보이는 신작 '리볼버'에 전도연을 하수영으로 내세웠다.

전도연은 "장르적인 것을 피해갈 수 없지만 (수영은) 감정을 걷어내고 건조하게 갔다"며 "감독의 취향이 정해진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캐릭터가 단조롭지 않을까 고민을 했고, 무표정 같은 연기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 관객에게 지루해보이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할 때 몰랐지만 영화를 보고 느낀 건 그렇게 무표정으로 배우들을 만났는데, 인물들의 색깔이 수영에게 입혀지면서 다양하고 다채로운 장면들이 나왔다"며 "배우들이 색을 불어넣지 않았으면 아마 보기 힘든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배우로서 고민되는 지점이 많았음에도 '리볼버' 출연을 결정한 건 오 감독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전도연은 "이번 영화에서 감독님이 원하는 것은 다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감독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인간적으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쌓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영화를 통해 저의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이 감독님의 목표라고 들었는데 저 또한 감독님이 저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해주길 바랬다"며 "영화 편집을 마치고 감독님이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찾은 것 같아요'라고 하셨고 저도 '다행이네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전도연은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윤선 역의 임지연과 흥미로운 구도를 펼친다. 전도연은 "첫 촬영 장면이 출소한 수영이 윤선을 만나는 장면인데 (윤선의) 첫 등장은 마치 회색톤에 무지개톤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윤선 역을 임지연 배우가 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선 서로의 일에 집중해서 잘 몰랐는데 나중에 그 친구가 저의 팬이고, '한예종 전도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영화가 끝나고 나서 참 귀엽고 재미있는 친구라는 것을 알았어요."

수영과 대립 구도를 이루는 투자회사 실세 앤디 역의 지창욱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지만 연기력에 깜짝 놀랬다"고 했다. "대본에서 앤디는 그냥 이밎나 존재 자체만 있었지 뭔가 있지 않았다"며 "(지창욱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고, 어쩜 앤디의 같은 모습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올들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여배우를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듯 하다. 그는 최근 연극 '벚꽃동산'으로 27년 만에 무대에 올랐고 넷플릭스 드라마 '자백의 대가'에도 캐스팅됐다. 배우로서 다양한 영역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그는 연기의 확장을 원한다고 했다.

"연기를 하고 있다고 해서 갈증이 해소되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제 만족이 중요하고 저의 필모그래피가 자랑스러워요. 그래서 앞으로도 저의 필모그래피에 스스로 누가 되지 않을 작품들로 채워나가고 싶어요." 그는 몇 해 전부터는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과 잘 맞을 것 같은 감독을 직접 찾아 나섰고, 변화하는 현장 분위기를 체감하며 스스로 편안한 배우이자 선배 연기자가 되기로 했다.

전도연은 "칸에서 상을 받았을때 제 인생이 어마어마하게 드라마틱하게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이제 그런 것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게 되고 그냥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배우 전도연과 배우가 아닌 전도연을 분리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연기 자체가 저인 것 같다"며 "연기할 때가 제일 즐겁고 저 다운 것 같다. 행복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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