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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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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이재훈 기자 = "밴드는 멋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내부 감각'을 공유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우선 연주와 곡이 멋있어야 한다는 게 밴드의 본질이죠."

일본 록밴드 '인디고 라 엔드(indigo la End)'는 지난 2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4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첫째 날 공연에서 자신들의 멋을 확실히 보여줬다.

'밤바람과 하야부사(夜風とハヤブサ)'를 시작으로 '1988'까지 총 열 곡을 들려줬는데, 하드한 곡부터 소프트록까지 다양한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특히 2010년에 도쿄에서 결성된 10년 넘게 성장해온 밴드답게 노련했다. 이미 구축돼 있던 국내 팬덤이 더 단단해졌고, 유독 Z세대가 많이 찾은 이번 팬타포트 분위기 덕에 새로운 젊은 음악팬들도 유입됐다.

지난 주 '후지 록 페스티벌 2024'에 출연한 인디고 라 엔드는 이달 말 작년에 '펜타포트'에도 출연한 일본 밴드 '키린지'와 합동공연을 여는 등 다양한 무대에 종횡무진하고 있다.

인디고 라 엔드의 내한공연은 이번 펜타포트가 처음이다. 공연 직후 만난 보컬 가와타니 에논(川谷 絵音)·기타 오사다 카티스(長田 カーティス)·베이스 고쵸우 료스케(後鳥 亮介)·드럼 사토 에이타로(佐藤 栄太郎)는 "한국 음악 팬들이 신선하다"고 입을 모았다. "후지록에선 깃발을 들지 못하거든요. 관객들이 마음껏 깃발을 휘두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념(想いきり)', '이름은 짝사랑(名前は片想い)' 등으로 구성된 세트리스트는 언제 어디서 들어도 좋은 자신들의 '올타임 더 베스트'를 생각하면서 짰다고 했다.

인디고 라 엔드라는 밴드 명은 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스피츠(スピッツ·Spitz)'의 명반 '인디고 지평선(インディゴ地平線·Indigo Chiheisen)'에서 따왔다.

인디고는 청춘의 색이다. 이들의 음악은 왠지 청춘의 끝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그래서 마냥 청량하기보다 아련한 청춘이다. 에논은 "그런 걸 의도한 건 아니지만 해석하시는 건 듣는 분들의 자유"라고 했다.

지난 6월 K팝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이 팀의 도쿄돔 팬미팅에서 일본 1980년대 대표 아이돌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불러 화제가 됐다.

인디고 라 엔드 멤버들은 스피츠의 노래 중 '호타루'를 적극 추천했다. "밴드 노래 중 이보다 좋은 인트로의 곡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 인디고 라 엔드 노래 중 가장 멋진 인트로를 가진 곡은 무엇일까. 멤버들은 '슬퍼지기 전에(悲しくなる前に)'를 꼽았다. 단호한 드럼 신호로 시작하는 이 곡의 도입부는 기타·베이스의 티키타카가 일품이다.

이번 펜타포트에서 국내 인기를 확인한 인디고 라 엔드는 첫 단독 내한공연도 연다. 오는 11월16일 홍대 앞 무신사 개러지에서 국내 팬들과 재회한다. 에논은 "한국 진출은 계속 생각을 했는데, 이번 펜타포트를 계기로 본격화하고 싶다"고 별렀다. "이번 단독 내한공연으로 한국 팬들을 더 알아가고 싶어요."

최근 국내 밴드 붐이 불고 있다고 하지만, 일본 음악시장은 한국 록 팬들이 항상 부러워하는 곳 중 하나다. 시장도 넓고 다양한 록 장르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에논은 "일본도 예전보다는 록 신(scene)이 활발하지는 않아요. 코로나 팬데믹 직전까지가 최고조였죠. 그래도 여전히 전국 곳곳에 페스티벌이 많고 시장이 살아 있다는 건 장점이에요. 점차 저희가 공연하는 장소도 커지고 있는데, 우선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공연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첫 단독 내한공연에 찾아올 한국 팬들을 위해선 이런 말을 남겼다. "저희가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잖아요. 어떤 앨범에 실린 노래를 할 지 모르니까 모든 노래를 다 듣고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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