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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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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뉴시스]김희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을 앞둔 박태준(20·경희대)은 그랑 팔레의 긴 계단을 내려오면서 가수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들었다.

그리고 결승에서 승리했고, 들었던 노래처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올림픽 겨루기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7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세계 26위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 기권승을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을 마친 뒤 소감을 묻자 박태준은 "이거 꿈 아니죠?"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박태준은 "항상 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경기장에 들어오기 전까지 신나고 빠른 템포의 외국 팝송을 들으며 흥을 올렸다"며 "계단에서 내려올 때에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박태준의 금메달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쳤던 한국 태권도의 체면을 살리는 것이다. 당시 한국은 은 1개, 동 2개를 땄다.

남자부로 범위를 좁히면 2008년 베이징 대회 남자 68㎏급 손태진, 남자 80㎏ 초과급 차동민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이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 남자 58㎏급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이대훈(은퇴)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외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의 김태훈, 2020 도쿄 대회의 장준이 따낸 동메달이 전부였다.

박태준은 자신이 롤모델로 삼는 이대훈도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첫 출전에서 이뤘다.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이대훈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68㎏급으로 체급을 올려 출전했으나 동메달에 만족했다. 같은 체급으로 나선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이 모든 스포츠인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된 것이 의미있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대훈의 후배가 되고 싶어 서울 한성고 진학을 택하기도 했던 박태준은 "한성고에 은, 동메달만 있었다. 내가 첫 금메달을 따서 끼워 맞춘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게 꿈 아니죠'라고 말했던 박태준은 시상대에 서서 애국가를 들으며 자신이 올림픽 전 했던 말을 떠올렸다고 했다.

"올림픽 가기 전 각오를 말할 때 '파리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서 애국가를 울리는 것이 목표'라고 항상 말했다"며 "그 말이 딱 생각나더라. '이게 꿈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계속 같이 했다"고 밝혔다.

박태준이 올림픽까지 오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올림픽 세계랭킹을 출전권이 부여되는 5위까지 끌어올렸지만, 장준(한국가스공사)이라는 산이 버티고 있었다.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준은 세계랭킹이 3위로 박태준보다 높았다.

올림픽에는 한 국가에서 한 체급당 1명씩만 내보낼 수 있는 탓에 박태준과 장준은 지난 2월 따로 국내 최종 선발전을 치렀다.

지난해까지 장준과의 6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던 박태준은 예상을 깨며 선발전에서 승리를 거뒀고,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박태준은 "금메달을 딴 후 대회를 준비하던 과정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울컥하더라"며 "(장)준이 형이 워낙 잘하고 세계적인 선수인데다 올림픽 메달도 땄다. 당시 준이 형을 이기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할 수 있다'는 다짐과 각오도 오히려 그때 생겼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선발전을 앞두고 부모님께 '지면 그만 둘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간절했다. 그정도로 독하게 마음 먹고 준비를 했었다"고 덧붙였다.

첫 올림픽 출전에서 따낸 금메달을 박태준에게 어떤 의미일까.

박태준은 "선수 생활을 하는 21년 동안 이 금메달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3살 터울 동생 박민규도 태권도 선수다. 이날 경기를 치르는 내내 박태준은 동생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박민규는 형에게 '금메달을 따면 목에 걸어달라'고 했었다.

결승에서 이기고도 동생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박태준은 "1등을 하면 자기를 꼭 언급해달라고 하더라. 언급해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도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는 것은 고민을 좀 해보겠다"며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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