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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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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미남의 대명사이자 1960년대 유럽 영화 황금기를 상징하는 배우였던 알랭 들롱(Alain Delon·89)이 세상을 떠났다. 들롱의 세 자녀는 18일 AFP를 통해 이렇게 발표했다.

파비앙·아누슈카·앤서니 세 자녀와 들롱의 반려견 루보는 성명을 통해 "아버지는 두쉬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덧붙였다. 들롱은 2019년 뇌졸중과 심장 수술을 겪은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걸로 알려졌다.


들롱은 흔히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배우로 알려져 있지만, 빼어난 외모만큼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 받은 20세기 유럽 영화의 상징적 배우다. 특히 1950~60년대 유럽 영화를 요약하는 두 가지 흐름인 프랑스 누벨바그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거로 평가 받는다. 외적으로는 고전적인 남성성을 상징했고, 연기로는 내면의 복잡함을 보여주며 문화 아이콘으로 불렸다.


1935년생인 들롱은 1957년 영화 '미녀와 도련님'으로 데뷔해 2019년 마지막 영화인 단편 '우리 모두 사랑한 여인'까지 약 50년 간 9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톰 리플리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른바 슈퍼스타가 됐음에도 들롱은 오히려 프랑스·이탈리아 예술 영화 감독들과 작업하며 영화예술가로서 필모그래피를 채워갔다. 그 중 하나가 대표작인 '레오파드'(1963)다. 이탈리아 거장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들롱은 몰락하는 귀족 사회를 상징하는 인물인 탄크레디를 맡아 열연했다. 이 영화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을 상징하는 작품이 됐다. 네오리얼리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현실을 반영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영화 운동 중 하나로 루치노 비스콘티, 페데리코 펠리니 같은 거장이 이끌었다.


누벨바그 기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의 '사무라이'(1967)도 들롱의 대표작 중 하나다. 고독한 킬러 제프 코스텔로를 맡은 들롱은 철저히 절제된 연기로 코스텔로를 시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무라이'는 특유의 미니멀한 연출로 누벨바그 영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누벨바그는 프랑스에서 195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한 영화 운동으로 할리우드식 영화 문법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연출과 실험적인 스토리텔링을 추구했다. 멜빌, 장 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에릭 로메르 감독 등이 누벨바그를 대표한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이클립스'(1962), 자크 드레 감독의 '라 피신' 등도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970년대 이후엔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 활동해 '보르사리노'(1970) 같은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까지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왕성히 활동했다.


다만 들롱은 수 차례 극우적인 성향을 보이는가 하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혐오 발언을 해 크게 비난 받기도 했다. 프랑스 대표 극우 정치인인 장 마리 르펜과 관계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적이 있고, 인종차별·여성혐오 뿐만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 및 동성 부부 입양에 반대해 크게 비난 받았다. 2019년 칸영화제에서 명예황금종려상을 받을 당시엔 그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은 이들이 명예황금종려상 취소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세 자녀가 들롱의 유산을 놓고 벌린 법정 분쟁에 휘말린 적도 있다. 2019년 뇌졸중을 겪고 심장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그가 안락사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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