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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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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

가수 조영남의 '화개장터'는 재첩국을 한소끔 끓여낸다. 조영남의 클래시컬한 창법과 그가 빚어낸 행진곡 풍의 리듬, 정겨움을 선사하는 김한길이 지어낸 건전한 노랫말을 들으면 맑은 우윳빛이 감도는 섬진강 하류의 채접이 눈 앞에 그려진다.

'화개장터'는 조영남이 1988년 발매한 음반 '한강'에 실린 곡이다. 조영남은 애초 이 음반 수록곡 중 '사랑 없인 못살아요'를 밀었으나, '화개장터'만 히트했다. 김한길이 '사랑 없인 못살아요' 공동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곡의 운명은 주인인 가수라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화개장터'는 지역감정 해소라는 의미를 뛰어 넘어 모든 갈등의 선을 넘는 평화의 노래가 됐다. 민물과 바닷물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섬진강 재첩도 체내 갈등을 해소시켜준다. 콜레스테롤 대사를 개선해 동맥경화나 혈전증의 예방에 탁월하다.

재첩의 제철은 여름이다. 정상원 셰프(맞는맛연구소 소장)는 자신의 독서일기 '글자들의 수프'(사계절 펴냄)의 '제철 재첩' 꼭지에서 이렇게 썼다. "제철의 제첩은 섬진강 물풀을 잔뜩 먹고 녹색을 띤다. (…) 강조개는 바닷조개와 달리 담백하고 슴슴한 개미가 있다. 때깔 고운 작은 알갱이들이 훌훌 넘어간다. 화려하지 않지만 빈틈없이 꽉 찬 국물은 산뜻하고 시원하다."

조개 속 상처가 매번 진주가 되는 건 아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고운 정 미운 정 주고 받는" 슴슴한 삶이면 충분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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