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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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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4세대 K팝 대세 걸그룹인 '아이브(IVE)'의 현지 인기를 분석할 때 짚고 가야하는 요소가 있다.

앞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한일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이다. 아이즈원은 지난 2018년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됐다. 멤버들은 각자 소속사가 달랐다. 2년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각종 화제를 낳았다. 앨범 발매 때마다 수십만장이 팔렸다. 아이즈원 팬덤은 팀의 리론칭을 요구하며 펀딩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이브 멤버 안유진·장원영이 이 아이즈원 출신이다. 이들은 아이브로 재데뷔했다. 두 멤버 덕분에 아이브는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안유진·장원영을 오래 지켜본 팬들로 인해 성장서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이 팀의 장점이다.

지난 2022년 10월19일 '일레븐 - 일본어 버전(ELEVEN -Japanese ver.-)'을 공개하며 현지 활동을 시작한 아이브는 일본에서 거듭 인기를 확인해왔다.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처음 열린 팬콘 '더 프롬 퀸즈(The Prom Queens)'를 통해 5만7000명의 팬들과 만났다. 같은 해 11월엔 '쇼 왓 아이 해브'의 일환으로 요코하마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 K-아레나 요코하마에서 공연했다.

또 올해 1월31일과 2월1일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 2월 7~8일 오사카의 오사카성 홀 무대에 올랐다. 3개 지역에서 2회씩 총 6회 진행된 공연은 시야제한석까지 매진을 기록하며 7만8000명을 끌어모았다.

조혜림 프리즘(PRIZM) 음악콘텐츠 기획자(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장원영, 안유진을 향한 충성도 있는 팬덤의 움직임도 아이브의 일본 내 인기를 입증하는데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레븐' 일본어 버전을 발표하자마자 2022년 오리콘 일간차트 1위를 기록한 것 역시 기존의 인지도가 크게 작용했다"고 짚었다.

그런데 지난 4~5일 도쿄돔에서 연 첫 번째 월드 투어 '쇼 왓 아이 해브'(IVE THE 1ST WORLD TOUR 'SHOW WHAT I HAVE')의 앙코르 공연으로 9만5800명을 모은 아이브에서 '아이즈원 후광' 그 너머의 단단함을 봤다. 라이브 실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는 물론 멤버 여섯 명이 모두 각각의 매력을 전파한 것이다.

저서 '당신이 알아야 할 일본가수들'을 쓴 'J팝 전문가'인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역시 아이브의 일본 내 인기에 대해 우선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아이즈원의 후광이라고 짚었다. "안유진과 장원영이라는 존재가 분명 어드밴티지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아이브라는 그룹을 설명할 수 없다. 주체성 있는 메시지, 캐치한 음악, 화려하고도 탄탄한 퍼포먼스가 좋은 밸런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을 지낸 '한류 전문가'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도 "일본 팬들은 아이브의 인기 비결과 매력으로 우선 노래를 꼽는다"면서 "선명한 멤버들의 목소리와 가창력을 깔끔하게 음미할 수 있다고 반응한다. 유행이나 트렌드의 최첨단을 추구하지 않는 편안함과 목소리의 청량함이 일품"이라고 들었다.

또 황 교수는 팀의 비주얼도 아이브의 일본 내 인기 비결이라며 "멤버 몇몇의 뛰어난 비주얼이 아니라 전체 멤버들의 표정이 좋다고 팬들이 반응한다"면서 "타 걸그룹에게 찾기 힘든 가사와 리듬에 잘 맞춘 표정이 다양하다"고 봤다.

일본인 멤버 레이도 아이브가 현지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큰 축이 됐다. 소녀시대, 카라,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린 K팝 2·3세대 음악을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란 현지 Z세대에게 K팝 아이돌은 꿈 중 하나다.

도쿄돔에 첫 입성한 아이브의 성과에 대해 일본 현지 신문들이 이를 일제히 1면에 장식하면서 "아이브 레이 어릴 적 꿈 이루다" 등이라며 레이의 성장을 특기한 이유다.

레이는 이번 콘서트에서 일본 국적으로 어릴 때부터 꿈꿔온 이곳 무대에 서는 남다른 감격을 전했다. 그는 오프닝 인사에서 "다다이마(ただいま)"를 외쳤다. 관객들은 "오카에리(おかえり)"라고 응답했다. 우리말로 옮기면 "잘 다녀왔습니다"와 '어서 와요"다.

특히 두 번째 공연날 말미엔 말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편지를 썼다며 일본어로 적은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첫 번째 날 공연이 끝나고 나서 제 맘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편지라고 생각했다"면서 "이틀 간 9만명이나 되는 다이브(아이브 팬덤)가 오셔서 너무 기뻤다. 어렸을 때 이 돔 4층에서 무대들 봤는데 '저도 언젠가는 설 수 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는데 꿈이 실현 됐다"고 벅차했다.

조혜림 기획자는 "일본인 멤버 레이의 엉뚱함과 사랑스러움, 그리고 한국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실력파적인 모습 또한 아이브의 일본 인기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봤다. 황선혜 교수도 "'갸루피스' 등 레이가 버라이어티 방송 등에 출연하며 이슈 만들기를 잘한다"고 거들었다.

안유진·장원영·레이뿐 아니라 가을·리즈·이서 등 아이즈 멤버들이 모두 뭉쳐 데뷔 초창기부터 강조해온 '나를 향한 메시지' 역시 일본 젊은 세대에게 통했다. 실제 이번 아이브 도쿄돔 공연 객석엔 젊은 세대의 관객이 유독 많았다. 고등학생이라는 호시노 미유는 "처음엔 장원영의 비주얼에 끌려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멤버들 모두 개성 있고 실력이 좋더라. 계속 성장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대를 잘할지 몰랐다. 나도 열심히 노력에 내 꿈을 향해 더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혜림 기획자는 "남들에게 사랑 받는 '나'가 아닌 내 스스로를 사랑하는 '나'라는 아이브만의 당당함과 자신감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면서 "일반적인 사랑,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자기 스스로 빛나는 '나'란 주제는 한국 뿐만아니라 일본에서도 신선하고 반갑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봤다.

황선업 평론가도 "주체성 있는 메시지, 캐치한 음악, 화려하고도 탄탄한 퍼포먼스가 좋은 밸런스를 구축하고 있고, 이를 통해 '나는 나'로서 있을 수 있는 자신감을 대중에게 심어줌과 동시에 본인들은 그 대중들이 동경할 수 있는 우상으로서의 모습을 완성하고 있기에 지금과 같은 아이브 신드롬이 가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민하거나 생각하기 전에 와닿는, 직관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아이브라는 콘텐츠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브의 숨은 동력을 짚어낸 전문가도 있다. 임희윤 문화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데뷔 초기부터 꾸준히 일본어 싱글과 EP를 내면서 현지 시장을 공략했다. 외모를 비롯해 내세우는 메시지, 이미지, 그리고 일부 악곡 등 여러 측면에서 카라, 소녀시대 같은 2세대 K-팝 걸그룹과 연결되는 느낌을 선사한다"고 해석했다.

아이브 총괄 프로듀서인 서현주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의 프로듀싱도 이 팀의 인기 비결이다. SM과 빅히트(현 하이브)에 몸 담았던 서 부사장은 2008년께 남편인 김시대 대표와 함께 스타쉽을 차렸다. 아이브 이전에도 케이윌, 씨스타, 몬스타엑스, 우주소녀, 크래비티 등을 제작하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제37회 골든디스크어워즈' 제작자상,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2023 AAA'에서 '베스트 프로듀서' 상을 받기도 했다.

서 부사장은 도쿄돔 공연을 성료한 뒤에도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초심을 강조했다. 그는 "도쿄돔 공연이 정말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와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멤버들과 진짜 좋은 앨범을 만들어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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