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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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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해경은 지난 2017년 발매한 앨범 '나의 가역반응'을 통해 힙스터들의 뮤지션으로 통했다.

요 라 탱고, 지저스 앤 메리 체인,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 그리고 어떤날과 검정치마의 영향이 묻어났다. 동시에 독자적 노선을 구축한 그의 행보에 음악 좀 듣는다는 이들이 모두 열광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인 밴드 '더 미러(The Mirror)'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렇게 새롭게 발견됐다. '명왕성' '담다디' '그대의 꿈결' 같은 곡들 역시 완성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작년 발매한 첫 정규 '속꿈, 속꿈' 역시 호평을 들었지만, 작업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침잠하는 마음에 때로는 허우적 거리기도 했다.

최근 발매한 싱글 '감정둔마(感情鈍痲)'는 그의 지친 정신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치료제 같은 앨범. 앨범명 '감정둔마'는 정신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감정이 둔해져 사람이 일반적으로 느끼는 기쁨, 슬픔, 화와 같은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상태를 뜻한다.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싱글이 신해경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들어봤다.

-싱글 제목이자 타이틀곡인 '감정둔마'는 흔히 대중음악 노래 제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지난해 해경 씨가 개인적으로 겪었던 정신적 상황이 바탕이 된 곡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일들을 겪으셨는지요.

"첫 정규앨범을 작업할 당시 밑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최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여러 문제들도 많았고요. 그래서인지 정규 발매 후 '감정둔마'를 작업하면서 안 좋은 기분들이 해소되긴 했어요. 하지만 더 앞선 감정은 왠지 편안하다는 기분이 많았어요. 고민하는 지점도 전작보다 굉장히 줄고 빠르게 진행됐어요."

-장르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확 느껴지지만, 음악 작업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에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예전에는 '나의 가역반응'과 '속꿈, 속꿈'이 이야기적으로 이어져야 했기 때문에 많은 제약과 고민들이 있었어요. 그런 부분들이 '속꿈, 속꿈'이라는 앨범을 내면서 어느 정도 정리돼서 새로운 기분으로 작업할 수 있게 됐어요."

-'랑데부'는 이번 싱글에서 '감정둔마'와 커플링 곡으로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한 싱글에 담긴 두 곡을 듣는 청자는 저마다 해석이 있겠지만, 창작자로서 의도가 있었나요?

"두 곡 다 저에게는 솔직한 곡인데요. 음악적으로 '감정둔마'가 사건의 발단과 전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후에 작업한 랑데부는 위기라 생각하며 작업했어요."

-데뷔 앨범 '나의 가역반응'은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놀라운 반응을 이끌어냈죠. 그럼에도 해경 씨은 음악적으로든 태도적으로든 외풍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뮤지션 내부에서는 이 음반에 대한 뜨거운 반응으로 인한, 혹시 작은 변화라도 있었나요?

"큰 변화는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음악에 더욱 집중하고 저를 믿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 부분이 저에게 가장 큰 변화예요"

-또 이번에 큰 변화 중 하나는 검정치마 등이 소속된 레이블 비스포크에 합류하고서 처음 내는 곡이라는 점이죠. 이 레이블이 해경 씨 작업과 작업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쳤습니까?

"저는 음악은 마스터링 작업을 제외하고 전부 혼자하는데요. 그래서 흔들리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저를 잘 잡아 주셨어요. 그래서 이번 감정둔마 작업 완성도에 많은 부분을 기여해주셨다고 생각해요."

-해경 씨께서 음악적 자양분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분들이 서태지, 유재하 씨 잖아요. 이 분들이 해경 씨에게 결정적으로 어떤 영향을 줬고, 그런 지점들을 어떤 방식과 어떤 마음으로 계승해나가고 있나요?

"두 선배님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철옹성 같은 견고함을 느낍니다. 그건 음악의 완성도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음악에 대한 태도를 존경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인 겸 건축가 이상의 본명(김해경)에서 활동명을 따오셨습니다. 이상은 어떤 인물이며, 지금 그 인물의 이름으로 계속 예술 활동을 해나가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또 해경 씨를 언급할 때 꼭 나오는 '서정적 퇴폐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상의 글과 삶에서 내뿜는 정서와 결이 비슷한 지점이 있는데요. 신해경 이전에 내세웠던 더 미러의 이름 역시 이상의 '거울'에서 따오신 거잖아요?

"이상의 작품을 읽을 때 글에 표현돼 있는 두려움들을 매우 좋아해요. 요새는 그렇게 느끼게 하는 글이 솔직하다고 생각하고요. 아마도 조심스럽지만 감정에 솔직하신 분이 아니셨을까 예상해 봐요. 저는 그런 솔직함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거예요."

-고등학교 때 록밴드를 하셨고, 미디 음악의 매력을 알게 된 뒤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깊이가 달라진 게 있나요?

"처음에는 제가 이렇게 음악을 하게 될지 몰랐어요. 그 시절에는 그저 음악 하는 게 좋고, 나중에 음악을 업으로 삼았으면 하는 생각만 있었거든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나서부터 저의 삶이 많이 변했어요. 그렇게 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리면서 개인적으로 여러 책임감들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예전과 다른 점이라 하면 책임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때 해경 씨의 이름과 음악은 힙스터들의 유행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깊이를 알게 된 후 열성 마니아들도 생겼죠. 요즘 같이 코로나19 시대에 더 생기는 물음이지만 '음악의 가치' 또는 '음악의 효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부분은 저도 고민하고 있어요. 어느 날은 음악이 많은 위로와 의미를 줄 때도 있지만, 언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들릴때도 있거든요. 매번 스스로에게 묻는데도 어려워요. 그래서 제가 더 오래 음악을 공부하면 조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추후 싱글이나 앨범 발매 계획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 공연 계획이 있을까요?

"올해 말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하나 있고, 이후에는 '감정둔마'를 필두 하는 자전적인 앨범을 내려고 준비중이에요. 잘 모르겠어요. 이번 해에 공연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생각되는데요. 아마도 이번 해는 음반 작업만 하면서 지내지 않을까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출처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0718_0001516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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