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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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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요즘 청약 나오는 단지들 분양가가 거의 10억원인데 여기서 분양가가 더 오르면 청약은 엄두도 못 낼 것 같아요."

지난 21일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뒤 무주택자들의 입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직장인 문모(31)씨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대출도 쉽지 않은데 분양가까지 더 오르니 한동안 내 집 장만은 미뤄둬야 할 것 같다"며 "분양가를 최대 4% 올린다고 해서 주택공급이 단기간에 많아질 것 같지도 않다"고 하소연했다.

건설업계 역시 이번 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고민이 늘었다고 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분양가 상한제 개편으로 원가 부담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원자재값 인상분 만큼 분양가를 올리고 싶지만 청약시장이 워낙 위축돼 있다 보니 분양가 인상 폭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은 임대차 시장 안정화와 분양가 상한제 개편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는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됐지만 원자재값 등 물가인상을 반영하지 못해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공급을 막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시장의 개선 요구가 빗발친 규제였다.

이에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앞으로 분양가를 산정할 때 가산비 항목에 세입자 주거이전비, 영업 손실보상비, 명도소송비, 기존 거주자 이주를 위한 금융비용(이자), 조합 총회 개최 경비 등 필수 소요비용이 반영되도록 했다.

또 원자재값 반영을 위해 기본형 건축비 조정 제도를 손질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심사제도도 수정했다. 투명한 택지비 검증을 위해 택지비검증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의 요구대로 분양가를 현실화하면서도 필수 소요비용만 제한적으로 반영했다는 평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예상되는 분양가 상승 폭은 1.5~4%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을 두고 시장의 무주택자들과 건설업계는 각기 다른 이유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우선 무주택자들은 정부가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되 집값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속도조절에 힘쓴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이미 높은 분양가에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지다보니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까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당장 자재값 인상폭이 너무 커 공사가 중단되고 있는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조합과 건설업계에서는 당초 기대했던 10% 안팎의 인상이나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정책이라는 푸념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장의 어느 한쪽도 만족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개편'이라는 비판과 함께 막상 개편의 목적인 공급 확대효과가 따라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번 대책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첫 시작이다. 첫 술에 모두의 배가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은 반대로 정책이 어느 한 쪽에만 쏠리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다만 정부는 현장에서 나오는 각 주체의 불만을 귀 기울여 듣고, 이를 반영해 후속 공급 대책을 계속 마련해야 한다. 규제 손질도 중요하지만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최고의 대책은 결국 공급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8월 '250만 호+α'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숫자만 채우는 '무늬만 공급'은 걷어내고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목표와 집값 안정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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