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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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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뉴시스] 김성진 기자 = 지난 3일 경북 울진 앞바다를 따라 이어진 도로에 들어서자 한울원자력본부를 이루는 거대한 원전들이 시야에 나타났다.

서울에서 약 4시간 거리, 원전 관계자들이 "등을 긁으면 긁히지 않은 곳"이라고 부를 만큼 외딴곳에 있는 한울본부는 한울 1~6호기, 신한울 1·2호기 등이 자리 잡은 에너지 안보 핵심 시설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도 추진 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출입 기자단이 탄 버스는 프랑스 프라마톰(Framatome) 노형이 적용된 한울1·2호기와 한국형표준원전 OPR 1000(Optimized Power Reactor 1000)이 적용된 한울 3~6호기를 지나 목적지인 신한울 1·2호기에 도착했다.

위용을 드러낸 신한울 원전은 벽체에 주황색이 칠해진 1호기와 파란색이 칠해진 2호기가 쌍둥이처럼 마주 서서 나란히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신한울 1·2호기는 OPR 1000을 개량한 APR 1400(Advanced Power Reactor 1400)을 적용한 가압 경수로(PWR·Pressurized Water Reactor)다.

APR 1400은 발전용량을 기존 1000㎿에서 1400㎿로 키우고 설계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늘려 차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도 APR 1400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폴란드와 체결한 협력 의향서(LOI)도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에 APR 1400 원전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자단과 동행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킨스) 관계자는 "APR의 A는 '어드밴스드'(Advanced·진보한)라는 뜻"이라며 "신한울1·2호기는 새울 1·2호기(구 신고리 3·4호기)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APR 1400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상업운전이 임박한 신한울 1호기는 다음 달 초 준공식을 계획 중이며, 마지막 사용 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호기는 내년 하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운영허가 발급을 앞두고 있다. 허가가 나오면 핵연료를 장전하게 된다.

◆신한울, 원전의 두뇌 'MMIS' 국산화…이중·삼중 안전장치 마련

기자단은 신한울 1호기 150피트(ft)에 위치한 주제어실(MCR·Main Control Room)을 먼저 방문했다. 6개조가 3교대로 24시간 가동하는 MCR은 원전의 두뇌와 같은 공간이다.

특히 신한울 원전은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Man-Machine Interface System) 국산화를 이뤘다. MMIS는 원전의 신경망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MCR에서 발생하는 각종 신호를 처리하는 설비다.

기자단이 방문한 시간에도 주제어실 가운데 위치한 대형 정보 표시반(LDP·Large Display Panel)은 발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했고, 운전원들은 모니터를 차분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디지털화한 MCR은 다중 안전장치도 마련했다고 한다. 킨스 관계자는 "신한울은 컴퓨터 고장을 대비해 스위치로 제어할 수 있는 안전 제어반을 별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설비에 문제가 생겨도 하드웨어 스위치로 제어한다는 설명이다.

또 스위치인 '안전 제어반'도 문제가 생긴다면 '다양성 제어계통'으로 제어하며, 이마저도 안 되면 '원격 정지실'에서 제어가 가능하다. 원전 통신 설비는 외부와 연결되지 않아 해킹으로부터도 안전하다.

이어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으로 이동했다. 원전에서 만들어지는 증기는 고압·저압터빈를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24킬로볼트(㎸) 전압은 주변압기에서 765㎸로 승압해 신태백 변전소에 보내지며, 대부분 수도권에서 소비된다.

터빈의 경우, 정지가 되면 고온·고압 증기로 인해 원자로 냉각이 어려워져 핵연료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신한울 원전은 이를 막기 위해 자동으로 원자로 출력을 낮춰서 냉각에 문제가 없도록 자동 제어 설비를 갖췄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도 확인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핵연료가 저장될 수조는 벽체 두께가 2.1m, 바닥 두께가 2.0m이며, 내벽에는 스테인리스강(두께 6㎜, 바닥 5㎜)을 둘렀다.

이곳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가 냉각 기능을 상실했을 때를 대비해 건물 외부에서 냉각수를 직접 주입하도록 외부 주입 유로도 설치했다.

◆신한울 2호기 내부 최초 공개…"PAR 문제 될 확률 매우 희박"

신한울 1호기에 이어 2호기를 방문했다. 건설이 다 된 시점에서 언론에 2호기 내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은 아직 핵연료가 장전되지 않아 방사능 관리구역으로 통제되는 격납 건물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원자로는 내부 압력을 낮게 유지해 밖으로 공기가 나가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압력 문 2개를 통과해 미로 같은 통로를 통과하고 나니 높이 76.66m, 너비 45.72m의 돔형 격납 건물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2호기는 차폐벽 두께만 1.2m로 항공기 충돌도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건물 한가운데에서는 운영허가가 나오면 핵연료를 장전할 원자로의 모습도 일부 볼 수 있었다.

스테인리스 봉으로 구성된 제어봉 구동 장치도 눈에 띄었다. 이 장치는 원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낙하해 핵분열 반응을 정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킨스 관계자는 "3초 이내에 낙하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대부분 1초대에 낙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핵심 설비 중 하나인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Reactor Coolant Pump)의 모습도 확인했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는 원자로 노심에서 발생한 열을 터빈 등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설비로, 신한울에서 처음 국산화했다.

신한울 원자로 냉각재 펌프가 정지할 경우 원자로 에너지를 냉각재로 전달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안전하게 자동 정지하도록 설계했다.

또 펌프 주변으로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물을 뿌리는 역할을 하는 붉은 색 배관들이 미로처럼 배치했으며, 방진기도 설치했다.

2호기에서는 수소제거장치(PAR·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s, 파)의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수소는 농도 4% 이상이면 발화하는데, 파는 전기가 없어도 백금으로 코팅된 촉매체(자연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작은 블록)를 통해 원전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한다.

원전에서 수소가 발생하는 이유는 핵연료봉을 감싸고 있는 피복관의 소재가 지르코늄 합금이기 때문이다. 지르코늄 합금은 1200도 이상에서 수증기와 만나면 수소를 만든다.

신한울 1·2호기에는 호기마다 파 30기를 설치했으며, 수소를 점화해 제거하는 이그나이터(Igniter)도 10기를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

파는 지난해 초 일부 제품이 기준 미달이라는 공익제보로 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원안위에 따르면 수소농도 4%에서 수소제거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것을 확인했지만, 8% 농도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킨스 관계자는 격납건물 내부가 수소농도 4%가 될 확률에 대해 "매우 희박하다"며 "모든 피복관이 벗겨져 지르코늄이 전부 수증기와 반응해 수소가 발생하고 파 성능이 25% 낮게 나오는 상황을 가정하고 평가를 한다"고 전했다.

외부로부터 전기 공급이 끊기는 비상 상황에 가동되는 비상디젤발전기(EDG·Emergency Diesel Generator)도 점검했다.

비상디젤발전기는 차가운 드라이아이스(이산화탄소)를 분출해 불을 끄는데, 극저온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킨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CO2(이산화탄소)를 실제 가동한 사례가 있었고 문제없이 작동했다"고 전했다.

또 신한울 원전에는 비상디젤발전기 2대 외에 비상디젤발전기가 모두 고장나면 가동하는 대체교류디젤발전기(AAC DG·Alternative AC Diesel Generator)가 설치돼 있다. 대체교류디젤발전기도 고장나면 이동형 발전 차량을 사용하게 된다.

킨스 관계자는 비상디젤발전기, 대체교류디젤발전기, 이동형 발전차량의 사례를 통해 "원전의 안전은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다중화 설계를 하고 있다"면서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원안위는 지난 4일부터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신한울 2호기의 운영허가 심사를 시작했다. 전문위의 기술 검토가 끝나면 원안의 심의가 이뤄진다.

조정아 원안위 안전정책국장은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경험을 토대로 신한울 2호기 운영허가도 꼼꼼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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