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오늘 증세·긴축 계획 발표…미래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영국 정부가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시절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증세 및 긴축 계획을 내놓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세금을 늘리고 공공지출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발표한다. 독립기구인 예산책임처(OBR)에서는 재정전망을 공개한다.

영국 정부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50억파운드(약 87조4000억원)의 재정 부족분을 메울 방법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지만 이번 예산안에는 약 350억파운드(약 55조6000억원)의 공공부문 지출 삭감과 약 200억파운드(약 31조8000억원)의 세금 인상 계획이 함께 담길 것으로 BBC는 예상했다.

트러스 전 총리가 50년 만에 대규모 감세 계획을 발표한 이후 금융 시장의 급격한 혼란이 이어지자 8주 만에 국가 경제 방향이 대전환되는 셈이다.

제레미 헌트 재무부 장관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장기적인 경제 성장과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증세 계획에는 막대한 이익을 얻은 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를 부과할 것이란 보도가 이미 나왔다. 이미 영국 정부는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안을 대부분 취소했다. 소득세 최고 구간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대규모 공공부문 지출 삭감은 의료, 복지, 교육 등의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보다는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활임금과 연금·복지혜택을 물가와 연동해 올리고, 에너지 비용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예산안은 영국 경제의 미래가 결정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영국 경제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영국 경제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통계청(ONS)은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1.1% 상승해 198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BOE는 영국의 경기 침체가 2024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20년대 이후 100년 만에 가장 긴 기간이다.

또한 리시 수낵 총리 내각의 운명과 보수당의 집권 연장도 걸려 있다. 다만, 보수당 일각에서는 당 정체성과 다른 증세안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