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상수지 흑자 전환…상품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종합)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올 3월 경상수지가 석 달 만에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수출이 줄면서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는 여전히 적자를 나타냈지만 본원소득수지가 배당소득 중심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수출이 줄면서 상품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분기로는 11년 만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3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2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다만 1월엔 42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전월엔 5억2000만 달러 적자를 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3월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65억 달러나 감소했다.

이로써 올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1분기 148억8000만 달러 흑자를 낸 데 비하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상수지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수출입, 임금과 투자소득같은 실물거래 결과를 나타낸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쓴 돈이 벌어들인 돈보다 적을 때 적자를 나타낸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올해 3월 상품수지 적자는 11억3000억원 규모로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3월 55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품수지는 중간 기준 무역수지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적자 폭이 다소 축소됐다"며 "상품 수지가 다소 개선된 것은 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 원유 등 에너지류 수입이 감소한 데서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3월 46.2억 달러에서 4월 26.2 달러로 적자 규모가 20억 달러 정도 감소했다"며 "글로벌 경기 부진과 IT업종 부진 등 하방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상품수지 흐름도 같이 개선 흐름으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은 564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1억6000만달러(-12.6%) 줄어들며 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3.8% 줄었고 지역별로 대중(對中) 수출은 3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575억2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14억7000만달러(-2.5%) 감소했다. 원자재(-10.0%)와 자본재(-2.4%)와 소비재(-1.2%) 수입이 모두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20억8000만 달러 감소하며 19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의 경우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여행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여행수지(-7억4000만 달러)가 적자를 기록한 데다 운송수지(-2000만 달러)도 소폭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신승철 국장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좀 지연될 것이란 얘기들이 많다"며 "입국자 수가 늘고 있는데 주로 동남아나 일본 중심으로 늘고 있다며 여행수지나 서비스수지에 도움이 되려면 중국 단체 관광객이 (늘어야 하며) 중국과 일본 등과의 국제 정세에 따라 분명히 상품수지나 무역수지에도 영향일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36억5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배당수입 증가에 힘입어 흑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26억1000만 달러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의미한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13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5억2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6억4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0억2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3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신승철 국장은 "4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 가까울 것"이라며 "4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3월에 비해서 적자 규모가 20억 달러 감소했고 해외생산, 가공 중개무역 등을 반영하면 상품수지가 조금 더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서비스수지도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에는 통상 외국인 배당비가 대규모로 있어 경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을 해 왔지만 올해 4월엔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경영 성과가 조금 안 좋았던 영향으로 그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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