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다 부담스럽지만"…오피스텔도 월세 오른다[월세 대세]②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 대신 월세 위주로 재편되는 '전세의 월세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깡통전세',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오피스텔은 조금 비싸더라도 안전한 월세를 선호하는 등 월세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월세 가격이 덩달아 꾸준히 상승하는 양상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평균 월세 보증금은 1653만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3월(1347만9000원)보다 300만원 가까이 올랐으며 평균 월세가격은 68만2000원에서 77만2000원으로 9만원(13.2%) 올랐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보증금이 평균 1577만원에서 2304만원으로 727만원(46.1%), 월세가격은 79만4000원에서 89만2000원으로 9만8000원(12.3%) 상승했다. 서울 도심권과 동남권에서는 올해 평균 월세가격이 100만원대에 진입했다. 지난 3월 기준 서울 도심권의 월세 가격은 106만6000원, 동남권은 112만8000원 수준이다.

1~2월 전국 오피스텔 중 100만원 이상 월세가격에 거래된 사례도 2334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이 1212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경기 758건, 인천 165건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0.04%)부터 1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월세가격이 치솟는 배경에는 월세 수요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전국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량은 4만2401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만3839건, 월세 거래량은 2만8562건으로 월세 비중이 67.4%에 달했다. 월세 비중은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였던 전국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은 올해 처음 6%를 넘었다. 지난해 7월 5.84%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1월 6.01%→2월 6.07%→3월 6.11%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비율로 높아질수록 월세가 비싸진다. 전세금 1억원을 월세로 전환할때 전월세전환율 6%를 적용할 경우 세입자는 600만원을 12개월로 나눈 약 50만원을 매달 내야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오피스텔 시장에서 다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로 고금리 기조와 전세사기에 대한 두려움 2가지를 꼽는다.

오피스텔은 당초 월세 수익을 얻기 위한 부동산이었으나 저금리였던 시기에는 적은 자본금으로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갭투자 수요는 감소했다. 오피스텔 월세 수익률이 지난 3월 기준 5.3%로 높아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전세사기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발생한 만큼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세입자들이 전세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대신 비싼 월세를 감당하는 편이 낫다는 심리가 커졌다.

올해 신규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감소한 것 역시 월세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입주·입주예정물량은 전국 3만2258실 규모다. 이 중 서울 오피스텔 신규 입주물량은 3703실로 2011년(3052실)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고금리 영향,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특히 전세사기 위험에 대한 심리로 인해 무조건 월세 선호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향후 금리가 좀 안정된다면 월세가격 자체도 상승속도가 꺾이겠지만 당분간은 소폭 상승하는 기조가 이어질 듯 하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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