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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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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세법개정안에 담을 구체적인 상속세 개편 방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유산취득세 전환을 비롯해 감세 대상과 과세표준 및 세율, 공제율을 어떻게 조정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관가에선 정부가 유산취득세로의 전환과 최대주주 주식의 20%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 공제 대상 한도 확대에 집중하면서 개인의 공제율 상향 조정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2~3단계 세율 차등화 또는 20~30% 단일 세율 적용 등의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세율을 한 번 내릴 경우 되돌리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올해 추진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5년 전 기준…10억 이상 아파트엔 40% 상속세 적용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현행법상 상속세 최고세율은 50% 수준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을 상속하거나 증여할 때는 평가액의 20%를 할증해 과세한다. 이렇게 되면 상속세율은 최대 60%까지 치솟는다.

60%의 상속세율은 일본의 55%보다 높은 세계 1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국 최고 세율 평균(25.8%)의 2.3배로 높다. 경제 규모가 성장했고 물가가 오른 것에 비해 25년간 상속세 기준이 변하지 않은 것도 개편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단적인 예로 현행 상속세율과 과세표준은 25년 전인 1999년을 기준으로 한다.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의 유산에 매겨지는 40% 상속세율을 적용했고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50%를 적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 11억원 짜리 한 채를 자녀에게 상속할 경우 과세 표준에 따라 40%의 상속세율과 1억6000만원의 누진공제를 적용 받을 수 있다. 배우자(5억원)와 자녀(1명당 5000만원)가 있다면 상속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경우라면 11억원에 본인 공제 5억원을 제외한 6억원 중 40%에 해당하는 2억4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의 누진공제를 뺀 8000만원을 상속세로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산층 세부담 완화 위해…유산취득세로의 변경 유력

정부는 먼저 상속세 부과 방식을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의 변경을 추진할 수 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자산 전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상속인이 물려받은 유산 만큼 세금을 내는 방식이다.

부모가 자녀 3명에게 33억원의 자산을 물려줄 경우 현행 상속세를 적용하면 30억원 초과로 인해 50%의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유산취득세를 적용하면 11억원에 대한 상속세율 40%를 적용 받을 수 있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유산취득세로의 변경이 부자감세 프레임에 벗어나 있다는 점도 7월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을 높인다. 수조원대의 상속이 발생할 경우 피상속인 기준으로도 상속재산이 30억원을 넘을 수 있는 만큼 대기업에겐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제 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을 통해 "유산취득세는 납세자 부담 능력에 따라 조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능부담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에서 전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괄공제 6~7억·인적공제 1.5~2배 상향 조정 예상多

또 다른 유력 방안은 일괄공제 및 인적공제 한도 조정을 꼽을 수 있다. 28년째 5억원에 묶여있는 일괄공제 금액과 배우자, 자녀 공제액을 높여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30년 전과 비교할 때 국민소득은 4배 커졌고, 집값이 10배 이상 오른 것을 고려해 일괄공제 금액을 6억~7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배우자 상속 공제 금액도 소폭 높이는 방식으로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2016년 이후 8년째 변하지 않고 있는 자녀 5000만원, 연로자 5000만원, 미성년자·장애인 1000만원 공제 금액도 현행보다 1.5~2배 가량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11억원의 아파트를 상속 받을 때 7억 수준의 일괄공제, 배우자 공제를 적용하면 정부에 세금을 단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데다 4인 가족 기준으론 최대 15억원 수준의 집을 물려받아도 상속세를 내지 않게 된다.



◆최대주주 20% 할증과세는 폐지 또는 하향 조정 전망

2~3단계 세율 차등화 또는 20~30% 단일 세율 적용 등 상속세율 조정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율을 낮출 경우 다시금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존 상속세율을 유지하는 식으로 세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최대주주 주식의 20% 할증에 대한 미세 조정 가능성은 열려있다. 할증과세는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상황을 고려해 상속세의 대상이 되는 지분의 평가액에 20%를 더하는 제도다.

재계에서는 기업상속에 큰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20% 할증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데다 2~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상속세 폭탄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정부는 최대주주 상속세 할증의 경우 폐지와 할증율 하향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부자감세'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 측에서 큰 반대가 없는 부과 방식을 유산취득세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세율조정, 공제 상향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 세율을 낮추는 방안은 다시 되돌리기 힘들 수 있어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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