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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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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인구구조 변화와 인공지능(AI) 도입 등에 발맞춰 노동관련 제도를 적극 손봐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특히 현재의 노동시장 구조 하에서 정년만 강제적으로 연장할 경우 향후 인력난에 대응하기보다는 오히려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려다.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5일 공동으로 개최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인구구조 변화, 다가오는 AI시대의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 모색'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한요셉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와 노동시장' 발제에서 "초고령사회에 적합한 유연하고 안정적인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을 위한 구조적 변화를 추진할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국제비교 결과 남성 50대 이후 조기퇴직 및 여성 30대 후반 이후 경력 단절 등이 2022년 기준으로도 여전히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temporary employment)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이러한 노동 현실이 지속되고 있는 데에는 정규직 노동수요를 낮추는 구조적 측면이 중요하게 작용하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규직 임금의 높은 연공성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중장년 대상 희망퇴직·명예퇴직 등을 시행할 사용자 측 유인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위원은 정규직에 대한 강한 고용보호는 전반적인 정규직 채용수요를 감소시켜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위원은 현재의 노동시장 구조 하에서 정년만 강제적으로 연장할 경우 향후 인력난에 대응하기보다는 오히려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통계청 경활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생애주직장에서 정년퇴직하는 비중은 64세 임금근로경험자 중 남성 26%, 여성 7%에 불과하다.

정년퇴직자는 주로 관리·전문·사무직 내지 일부 생산직 종사자로, 가까운 미래에 인력난이 예상되는 돌봄서비스, 운송업 등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60세 최소정년 도입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정년연장 대상자의 근로기간 연장 효과는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관찰되었고, 고령층 일부(여성·임시직) 및 청년층 고용의 감소 등의 부작용이 함께 나타난다.



한 연구위원은 ▲정규직 임금의 과도한 연공성 완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고용보호의 차별성 축소 ▲고용안전망의 강화 ▲연령차별 극복과 기업 단위의 자발적 고용연장 장려를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동일·유사 산업별 노사정 논의를 거쳐 직무 분석·평가·설계·보상의 인프라 구축 및 민간 부문으로의 확산해야 한다고 봤다. 정규직 부당해고 판정시 금전보상 비중을 높여 불필요한 분쟁비용을 축소하고, 기간제·파견 등의 고용계약 종료시 퇴직금에 준하는 계약종료 수당 부과 통해 계약 연장이나 정규직 전환 유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용보험 사각지대 축소 및 구직급여 재설계를 통한 보장성 강화와 구직 유인 제고하고, 연령차별 시 구제수단의 실효성을 높이고, 노사간 합의에 의한 고용연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변화하는 시대, 우리나라 노동시장 진단과 과제' 발제에서 노동시장 유연화 필요성을 주장하며 이를 위해서는 현장 노사의 합의에 따라 근로시간 등 다양한 근로조건 관련 사안들이 조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재민 부원장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노동조합 등 사업장 수준 근로자 대표체가 16.6%의 근로자만 있다고 응답한 반면 유럽연합(EU) 15개국의 근로자들은 절반이 넘는 52.1%가 있다고 했다.

특히 근로자 대표체를 포함하여 조직 내 사안에 근로자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면서 경영진과 정기적으로 논의하는 모임이 있다는 응답이 우리나라 근로자는 33.4%에 불과한 반면, EU 15개국의 근로자들은 70.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 부원장은 기업의 운영 문화,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조합이나 법에 따른 근로자 대표체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현장 노사의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노동시장의 유연적 작동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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