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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학생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국가장학금 예산이 6000억원 가까이 늘어날 예정이다. 그동안 소득 수준이 높아 지원을 받지 못했던 50만명이 내년부터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을 방지하던 국가장학금 사업비는 동결돼 실효성 문제가 지적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지역 연계 대학 예산을 광역시도가 집행하는 가운데 교육부가 출연하는 국고는 2조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민생활력, 미래도약 2025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 소관 내년도 본예산 규모는 104조8767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9.5% 증액됐다.

내년 국세 교육세 세입 중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몫을 뺀 나머지 절반과 국고 전입금인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특회계)'는 16조4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본예산(15조5300억)원보다 5.6% 늘었다.

고특회계 가운데 교육부 소관 예산은 15조8718억원으로 같은 기간 8306억원(5.5%) 증액됐다. 고등교육 부문은 15조5574억원으로 7.5% 늘었으나, 평생 및 직업교육은 1조1023억원으로 9.4%가 감액 편성됐다.

◆소득 5~7구간 '국가장학금 절벽' 해소…6천억 증액

국가장학금 재정은 올해 본예산(4조7205억원) 대비 5929억원(12.6%)을 늘린 5조3134억원이 편성됐다.

국가장학금은 소득·재산이 일정 수준 이하인 대학생 중 성적 기준을 충족한 학생에게 등록금 범위 내에서 경제적 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는 제도다.

그간 신청자 가구의 월 소득과 재산을 환산해 산정하는 '월 소득인정액'이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200% 이하인 8구간(1145만9826원) 아래여야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내년부터 9구간까지 자격을 확대한다.

학자금 지원 9구간은 한국장학재단 산정 방식으로는 4인가구 월 소득인정액 1718만9739원 이하(중위소득 300%)다. 월 평균 소득액으로는 645만원 수준 가정으로, 소득 10분위로 보면 5~7구간 수준에 해당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만명 넘는 대학생 가운데 9구간에 해당하는 학생이 50만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위한 장학금 절벽을 해소하기 위한 증액"이라고 말했다.

국가장학금은 현재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대학 등록금 전액이 지원되고, 학자금 지원 8구간은 연간 최대 350만원 범위 안에서 지원해 왔다.

정부는 내년에 포함될 9구간 학생들의 등록금을 연간 100만원 범위 안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세 자녀 이상인 다자녀 가구엔 혜택이 크다. 학생이 첫째와 둘째면 연 최대 135만원, 셋째 이상은 200만원 이내가 된다.

◆등록금 묶던 '국가장학금 Ⅱ유형' 예산은 동결돼

이는 국가가 직접 학생에게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Ⅰ유형에 해당한다. 정부는 학생이 다니는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받을 수 있는 내년도 국가장학금 Ⅱ유형 예산은 2600억원으로 동결했다.

국가장학금 Ⅱ유형은 대학을 통해 학생에게 교부되는 국고 장학금으로,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면 지급하지 않아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는 규제로 꼽힌다.

최근 고물가로 고등교육법상 등록금 상한선(올해 4.05%,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이 높아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효과를 높이려면 예산을 증액해야 하는데 동결된 것이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며 "Ⅰ유형 예산이 대폭 늘었기 때문에 Ⅱ유형 예산은 동결해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에 지방에서 수도권,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먼 거리의 대학에 진학한 저소득 대학생의 주거비 경감을 위한 '주거안정장학금'을 신설한다.

일반적인 월세(임대차 계약) 외에도 고시원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고려해 주거 목적으로 사용한 금액이 입증되면 월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우선 내년도 예산을 344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대학생 취업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근로장학금과 희망사다리장학금은 1705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근로장학금은 6만명, 희망사다리 장학금은 1500명을 각각 올해보다 추가로 선발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이즈' 교육부서 2조 출연…총액 규모, 연내 윤곽

내년 전국 17개 시도에 전면 시행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에 따른 교육부 출연금은 2조원 규모다. 종전 1조2000억원 규모의 지역 연계 재정지원사업 5개를 합치고 8000억원을 증액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운용하던 지역혁신(RIS), 산학협력(LINC), 평생교육(LiFE), 직업교육(HiVE), 지방대 활성화 5개 사업이 라이즈 사업으로 통합된다.

대학 산학협력단지 조성,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등 8개 사업(총 3000억원 규모)도 라이즈 내역사업으로 넘어간다. 기존에 해당 사업에 선정됐던 대학들은 신뢰보호 차원에서 사업기간 종료시까지 지원을 받는다.

라이즈는 그간 중앙 정부가 목적을 정해 대학에 교부하던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집행 권한을 광역시도가 쥐고 지역 맞춤형 대학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체계다. 이에 따라 교육부 등 중앙 부처가 국고를 출연해 광역시도에 교부하고, 광역시도가 대학에 투자하게 된다.

그간 별도 사업 없이 다른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을 끌어 쓰던 '글로컬대학' 예산도 내년부터 라이즈 재정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글로컬대학은 선정된 지방대에 5년 간 국고 1000억원을 마중물로 투입해 혁신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2조 규모의 국고 예산에 더해 각 지역에서 국고 지원액 대비 20% 이상의 추가 재정을 매칭해 보다 두텁게 대학을 지원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교육부는 라이즈 재원 총액에 대해 연내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투자 계획이 정해지면 타 중앙 부처 출연 국고를 취합해 올해 말까지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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