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주변 땅도 오를 듯" vs "이미 호가가 보상 예상가보다 높아"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4곳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5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대상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에 후보지로 꼽힌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아직 관련 문의가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인 만큼 대상 지역뿐 아니라 주변 토지가격까지 오름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투기 방지 대책이 함께 작동돼 거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시, 고양·의왕·의정부 등 경기도 지자체와 합동 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그린벨트 해제 대상은 ▲서울 서초 서리풀지구(2만가구) ▲고양대곡 역세권(9400가구) ▲의왕 오전·왕곡(1만4000가구) ▲의정부 용현(7000가구) 등 서울 경계로부터 약 10㎞ 이내 4개 지역이다.

서울 유일의 그린벨트 해제 지역인 서리풀지구의 경우 이미 매물을 찾기 힘들다는 게 지역 부동산의 설명이다.

서리풀지구는 서초구 원지동, 신원동, 염곡동, 내곡동, 우면동 일대 221만㎡ 규모다. 서울의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 공급(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우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8·8 대책 발표 후에 땅이 있냐는 문의는 좀 있었다"면서도 "그린벨트 해제가 된다, 만다 계속 말이 바뀌어서 땅 주인들이 매물을 대부분 거둬들인 상태였는데 이번에 해제가 확정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농지 관련으로 주민 중에 문의가 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최근에는 내놓는 물건도 없었다"며 "앞으로 호가도 계속 오를 테니 주민들도 당분간 지켜보는 흐름일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그린벨트 지역은 농지가 많다 보니 소규모 필지 매물은 찾기 힘들다"며 "도로에 접하거나 가까이 자리한 땅이면 호가 10억원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의왕 오전왕곡지구도 그린벨트 해제를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오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전동이랑 오메기마을 주민들이 다 좋아하고 있다"며 "그동안 굉장히 저평가돼 있던 지역인데 바로 옆 고천동 재개발과 연결될 수 있어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알렸다.

실제 지구 계획 수립 등 진행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며 관망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고양대곡 역세권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한민국에서 그린벨트를 그냥 해제한 예가 없으니 아직 지켜봐야 할 거 같다"면서도 "발표한 대로 된다면 대곡역과 가까운 위치의 마을 땅값이 확실히 올라가서 그쪽 주민들이 이득을 보게 됐다"고 했다.

의정부 용현동의 공인중개사는 "이미 시세가 평(3.3㎡)당 600만원은 줘야 할 정도로 보상 예상가보다 오른 상태"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데다가 실제 보상이 호가만큼 될 리도 없어서 거래에 불이 붙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신규택지 후보지 4곳과 주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즉시 지정하는 등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취득하려는 경우 이용 목적을 밝히고 관할 지자체의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한다.

또 지구 내 토지의 경우 주민 등의 의견 청취 공고 즉시 개발행위 제한이 시행돼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 설치, 토지 형질변경, 토석 채취, 토지의 분할·합병, 식재 등의 행위가 제한된다.

이밖에 정부는 업무 관련자들의 미공개 개발 정보 이용 투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토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제안자 직원과 이들의 직계존비속까지 토지 소유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최근 5년간 후보지 거래 5335건도 조사했다.

국토부는 또한 내년 상반기 중 선호 입지에 3만 가구 추가 공급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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