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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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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이주비 대출 관리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주비 대출은 '토지 준비' 목적의 사실상 사업비 대출임에도 가계부채로 분류돼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사업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이 발간한 '정비사업 활성화 가로막고 있는 이주비 대출 규제'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비 대출은 실질적으로는 사업비 대출 성격을 가지나, 기술적으로 가계대출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대출 규제를 받아 조달 비용이 크게 높아진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과 분리해 별도의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직주근접이 가능한 곳의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정비사업은 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주택을 공급하는 핵심 수단이다. 하지만 2021년부터 공사비와 금리가 동시에 급격하게 상승했고, 이로 인한 충격으로 2022년 후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신규 주택 준공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는 최근 일부 선호 지역에서의 주택가격 폭등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간 ‘초양극화’와 공사비 급등으로 소수 선호지를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는 사업성 부족으로 인한 사업 지연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최근 금융 당국의 규제로 인해 이주비 대출 금리가 크게 상승하여 사업성을 추가로 저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건산연은 "정비사업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상행위를 하고 있는 기성시가지에서 진행되는 특성이 있고, 착공 가능한 토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공사 기간 이주시켜야 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며 "이주비 대출은 사람들을 이주시켜 착공 가능한 토지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행되는, 실질적으로는 사업비 대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비사업에서는 이주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조합과 조합원들의 금융비용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신속한 이주 절차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원활한 이주비 대출 공급은 조합과 조합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주비를 원활하고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는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보증 상품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현재 이주비 대출은 가계부채(부동산 담보대출)로 분류되고 있고, 이로 인해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규제로 인해 조달 금리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주비 대출은 ‘토지 준비’ 목적의 사실상 사업비 성격의 대출임에도 불구하고 각 조합원의 종전자산을 담보로 해당 조합원을 차주로 해 실행되기에 통계적으로는 가계부채(부동산 담보 대출)로 분류되고 있다.

시장 금리는 올해 초 대비 완만하게 하락해 왔지만, 지난 7월부터 본격화된 가계대출 규제로 이주비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왔다. 지난 7월부터 본격화한 가계대출 관리 규제에도 10월 중순까지는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비교적 낮은 이자(3.8% 정도 수준)로 이주비 대출이 실행됐고, 따라서 정비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10월20일부터 금융당국의 2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관련 개입 강도가 크게 높아졌고, 이후부터는 이주비 대출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대출 규제가 시행되지 않았던 5월 대비 10월 말 이주비 대출 금리는 0.78% 상승했다. 이 기간 시중 금리는 0.18%(COFIX·잔액기준)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한 금리 상승폭은 약 1.0%(0.98%)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요인은 가산금리로, 5개월 사이에 약 1.0%(0.97%) 상승했다.

이주비 대출을 6억원(종전자산 10억원)을 5년간(이주 1년+공사 4년) 받는 조합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대출 규제로 인해 금리가 1% 추가 상승하면 해당 조합원은 이자로 30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건산연은 이주비 대출은 실질적으로 토지 준비 목적의 사업비 대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가계대출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트랙으로 분류해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지난 정부 주택정책의 결과를 통해 수요억제 중심의 주택정책만으로는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도, 그리고 역설적으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이주비 대출 관리체계 개선은 대다수 지역의 정비사업 추진을 원활하게 해 주택 공급 확대와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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