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통보→이기흥 회장 법적 대응…문체부 "법률에 따른 조치"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연임 도전과 체육회장 직무를 두고 이 회장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4년 임기 후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3선 이상 연임을 원할 경우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지난 9월 문체부는 체육회에 스포츠공정위 구성과 운영의 불공정성에 대해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체육회장이 임명한 위원에게 연임 제한 허용 심의를 맡기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것.

유인촌 문체부 장관 역시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에서 "(체육회장 연임 승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공정위원회처럼 연임을 최종 결정하는 기관의 승인이 필요하면 체육회, 문체부와 관계없는 기관에 위탁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마음대로 한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관련 규정을 지금 바꾸라는 권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초 스포츠공정위가 이 회장 체제에서 선임된 위원들로 구성돼 공정한 심의에 의구심이 제기됐는데, 결국 이 회장의 3연임 신청을 승인했다.

그러자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더 이상 공정성과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적,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스포츠공정위는 독립적 의사 결정권이 있다. 내부에서 여러 절차를 거쳐 시정명령을 수용할지 안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스포츠공정위가 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이 회장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이에 체육회는 이 회장을 비롯한 종목단체장들의 연임 심사를 이틀 남겨둔 시점에서 발표한 것으로, 불법적인 선거 개입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 11일 이 회장에 대해 직무 정지를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직무 정지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맞불을 놨다. 직무 정지 통보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심문은 다음 달 열린다.

이에 문체부 관계자는 "법률에 따라 직무 정지 통보를 한 것이다. 업무 방해나 배임, 횡령 등 이 중 하나라도 혐의가 있으면 체육회장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가 나와서 법률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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