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 트렌스젠더 수영선수, 국제대회 여자부 출전 불가 판정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미국)가 국제대회 여자부 종목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12일(현지시각)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리아 토마스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토마스는 원래 윌리엄 토머스라는 이름의 남자 수영선수였으나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통해 여성으로 성을 전환했다.

이듬해 이름을 바꾸고 여자부 경기에 출전, 2022년 3월에는 미국대학여자선수권 여자 자유형 대회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남성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토마스와 함께 라커룸을 쓸 수 없다는 여자 선수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국제수영연맹(WA)은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금지했다.

지난 2022년 WA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12세 이전에 수술을 권장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여자부 엘리트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 토마스는 WA의 정책에 대해 반발하며 CAS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CAS는 토마스가 아닌 WA의 편을 들었다. CAS는 "토머스는 WA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 현재 미국수영연맹 소속 회원이 아니기에 WA가 주관하는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국제대회는 물론 미국수영연맹이 주관하는 비엘리트 부문 경기에만 출전할 수 있게 된 토마스는 성명을 통해 "CAS의 결정은 매우 실망스럽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경쟁을 막는 건 차별적"이라며 "우리의 존엄성과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을 촉구하는 조치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WA 측은 "여성 스포츠를 보호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있어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CAS의 결정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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