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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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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뉴시스]김희준 기자 = 일본 국적을 버리고 태극마크를 단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22·경북체육회)가 파리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에 연장전(골든 스코어) 끝에 반칙패했다.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아 32강 없이 16강에 직행한 허미미는 첫 판에서 세계랭킹 10위 팀나 넬슨 레비(이스라엘)을 연장전(골든 스코어) 끝에 힘겹게 꺾었지만, 8강에서 '천적'을 넘어서며 메달에 청신호를 켰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3전 전패로 밀리던 르하그바토고 엔흐릴렌(몽골)에 절반승을 거두며 4강행 티켓을 땄다.

4강전에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4위인 라파엘라 시우바(브라질)을 절반승으로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데구치에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손에 넣었지만, 충분히 값진 메달 수확이다.


허미미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한국 국적 아버지와 일본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다. 출생지는 일본 도쿄고, 일본에서 자라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경북 지역에 항일 격문을 붙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허석 선생은 1991년 건국훈장에 추서됐다.

6세 때 유도를 시작한 허미미는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드러냈고, 유도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허미미가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한 것은 2023년이었다.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태극마크를 택했다.

태극마크를 단 뒤 허미미는 한국 여자 유도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최근 상승세가 매서웠다. 올해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57㎏급 우승을 차지하면서 메달 기대를 키웠다. 한국 여자 유도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5년 61㎏급의 정성숙, 66㎏급의 조민선 이후 29년 만의 일이었다.

기대를 드높인 허미미는 올림픽에서도 한국 유도에 반가운 메달을 안겼다.

한국 여자 유도가 올림픽 메달을 딴 것은 2016년 리우 대회 여자 48㎏급 정보경 은메달 이후 8년 만이다. 한국은 2020 도쿄 대회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땄는데 모두 남자부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 나서기 전 허미미는 "국가대표 경기에 나가면 할머니 생각이 더 난다. (할머니가 보셨으면) 잘했다고 말씀해 주셨을 것 같다"며 "올림픽에서 태극기를 보면 엄청 기쁠 것 같다"고 했다.

허미미는 의미가 남다른 태극기를 파리 하늘에 수놓았다. 할머니에게도 대견한 손녀가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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