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메이저 20회 우승 '1승 남았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1위)가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하면서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20회) 타이기록에 1승만을 남겼다.

조코비치의 결승 상대는 마테오 베레티니(25·이탈리아·9위)다.

조코비치는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4강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12위)를 3-0(7-6<7-3> 7-5 7-5)으로 꺾었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는 베레티니가 후베르토 후르카치(폴란드·18위)를 3-1(6-3 6-0 6-7<3-7> 6-4)로 물리쳤다.

둘의 상대 전적에서는 조코비치가 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올해 프랑스오픈 8강에서도 조코비치가 3-1(6-3 6-2 6-7<5-7> 7-5)로 승리를 거뒀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서면 개인 통산 20번째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다. 로저 페더러(스위스·8위), 라파엘 나달(스페인·3위)이 보유한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인 20회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승리할 경우 3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다. 여기에 US오픈까지 우승하면 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은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등 세 차례 있었다.

조코비치가 도쿄올림픽과 US오픈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독식하는 '골든 슬램'을 이룰 수 있다.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휩쓰는 '골든 슬램'은 역사상 단 한 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1988년 여자 단식의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을 모두 제패한 뒤 9월 열린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골든 슬램'을 써냈다.

남자 단식에서는 아직 '골든 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없다. 조코비치가 올해 완성할 경우 최초가 된다.

2018년과 2019년 윔블던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올해도 우승을 일구면 윔블던 21연승과 대회 3연패를 달성한다. 지난해 윔블던은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메이저대회 최근 20연승을 달리고 있다.

조코비치가 개인 통산 30번째 메이저대회 결승에 나서는 반면 그의 결승 상대인 베레티니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 무대를 밟았다. 베레티니의 종전 메이저대회 단식 개인 최고 성적은 2019년 US오픈 4강이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1976년 프랑스오픈에서 아드리아노 파나타가 우승한 이후 45년 만이다.

각종 기록 달성에 한 발 더 다가선 조코비치는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테니스라는 종목에서 역사를 만들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무척 동기부여가 되지만, 현재에 집중하면서 다음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레티니는 "현 상황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메이저대회 결승은 꿈꿔본 적도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날짜로 11일 영국 런던에서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결승전이 열린다. 이탈리아는 1968년 이후 5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베레티니는 "11일은 이탈리아 스포츠에 멋진 날이 될 것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이탈리아에 중요한 일요일을 위해 멋진 TV를 사라고 말하고 싶다"며 "나는 첫 메이저대회 결승을 즐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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