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0
  • CoinNess
  • 20.11.02
  • 1
  • 0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이상하게 마주 보고 앉는 게 불편하더라고. 사람을 정면으로 대하는 게 뭔가 전투적인 느낌이야."(JTBC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중 박상민 부장)

'사내동호회' 활동을 하고 싶지 않은 3명이 모였다. 볼링모임·영화모임·와인모임…. 모두들 동호회 활동이 즐겁다고 하지만 이들은 아니다. 누군가와 마주보는 게 불편하고, 사생활에 대한 질문이 무례하게 느껴진다. 이들은 '해방클럽'을 결성했다. 조언하지 않고, 위로하지 않는 것이 이들의 규칙이다.

코로나19 이후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혈연·지연·학연으로 똘똘 뭉쳤던 시대가 지나가고 '개인의 삶'이 중요해진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최근 발간된 '문화돋보기'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문화예술 트렌드를 분석했다. 개인주의가 확대되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점차 독립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휘발적 관계에 만족하는 '후렌드'…BTS팬덤 등 초국가적 연결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후렌드(Who-riend)' 역시 이같은 트렌드와 연결된다. 후렌드란 'who(누구)'와 'friend(친구)'의 합성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젊은 세대의 문화'로, 온라인을 통한 휘발적인 만남과 관계에 더 만족한다는 특징이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도 같은 경향이 발견된다. 젊은 예술가들은 미투(MeToo) 운동 후 기존 예술계 권위를 거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협회나 연대, 노조 등 가입을 거부하고 목적지향적 연대를 선호한다. 시한부로 연대를 조직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부담을 주지 않고 흩어진다.

온라인을 통한 느슨하지만 신뢰감있는 관계 형성은 문화소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타를 좋아하는 팬덤 문화가 대표적이다.

과거 팬덤은 아이돌 문화를 즐기는 젊은 소비층의 문화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세대·분야에 걸쳐 확대되면서 주요 소비문화 트렌드로 정착했다. 경제적 부가가치도 창출한다.

팬덤은 초국가적으로 연결된다. BTS 팬덤은 아티스트가 생산한 콘텐츠를 재해석해 2차 생산물을 제작하고,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전파한다. 단순한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유통·2차 생산물로의 확장 등을 통해 문화 창조자로서 활동한다.

모든 활동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때로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가치지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BTS 팬들은 BTS의 메시지와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기부 캠페인을 벌인다. 소녀시대의 팬들은 스타의 생일을 기념해 식수난을 겪는 국가에 우물을 기증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차민경 부연구위원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한 팬들의 강력한 영향력 행사는 향후 점차 강화될 것"이라며 "단순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예술 분야의 창작, 유통, 소비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MBTI테스트 인기의 비결…'멀티 페르소나' 찾기

불황과 저성장, 코로나19 등 불가역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외부보다 내부를 향했다. 최근 인기를 모은 MBTI 테스트는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경향과 맞닿아 있다.

사람들은 다중적인 정체성 '멀티 페르소나'를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MZ세대들은 '자기다움'을 매우 중시한다. 자신의 내면을 탐구해 나를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는 만큼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차민경 부연구위원은 "'멀티 페르소나'라고 하는 다양한 자아의 개념이 일반화되고 '공적인 나'와 '사적인 나'를 구분하는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며 "업무와 사생활을 명확히 구분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화예술이 다양한 '나'를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열정적 아마추어들의 진지한 여가 활동이 증가하고, 이는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Z세대서 시니어로 트렌드 확대…기존 정책 틀 깨야"

차 위원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팬데믹은 당연한 것이라 여겨졌던 우리의 일상을 크게 변화시켰다"며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부상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상생활의 디지털 전환은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가치의식의 변화는 관계의 변화를 초래했다"며 "사람들은 적당한 거리를 가진
목적지향성 관계를 선호하며 이를 통해 초국가적인 다양한 행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같은 트렌드는 MZ세대뿐만 아니라 시니어 세대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 위원은 "팬데믹의 영향으로 달라진 사회의 모습을 고려해 문화예술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기존에 진행했던 정책의 틀을 깨고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예술이 보다 건강한 토양을 구축하고 꿋꿋이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 변화를 민감하게 이해하고 기존의 경계나 관행을 넘는 시도까지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전국 휴대폰성지] 대한민국 TOP 성지들만 모았습니다.

해산물 싸게 먹으려고 차린 회사! 당일배송! 익일도착! 주앤주프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