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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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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K-클래식'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시기인 만큼 기성 언론과 방송에서는 음악계의 밝은 부분만을 조명한다. 입시 경쟁에 매몰된 학생들과 스타가 아닌 연주자들의 삶은 화려함의 이면에 가려져 있다. '요룰레히(본명 전희조)'는 방송에서 음악계의 현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한 현역 첼리스트 겸 스트리머다.

요룰레히는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말 그대로 '첼로계 엘리트'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의외로 '게임'이었다.

그는 오케스트라 객원 연주자로 근무하며 트위치 게임 방송을 하다가, 남동생의 권유로 방송에서 첼로를 연주하게 됐다. 기존에는 2~3명이던 실시간 시청자 수가 20~30명이 됐고, 이어 100명을 넘어섰다.

현재 요룰레히의 트위치 방송 실시간 시청자 수는 평균 약 1000명이라고 한다. 방송 클립이 유튜브 채널에 게재되면서, 동명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5만명을 돌파했다.

일반적으로 '다소 고지식한 분위기를 가졌다'고 알려진 클래식 음악계다. 과연 요룰레히의 방송 활동에 대한 동업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는 지난달 2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적으로 들은 건 아니지만, 초반에는 수군거리는 반응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인터넷 방송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내가 그런 걸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구독자가 늘고 연주회가 흥하니까 다들 '잘 바꿨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요룰레히의 부모님 역시 초창기에는 '어디에다가 계속 중얼거리니'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오케스트라 취직해서 결혼하면 안 되겠니' 등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그의 팬들이 객석을 채우기 시작한 이후부터 방송 활동을 인정해 줬다고 한다.


요룰레히는 크리에이터 활동이 음악인으로서 매우 의미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료 연주자들을 게스트로 초대하는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귀와 마음을 열고 음악을 듣게 됐다"고 표현했다.

그는 "사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의 연주를 자세히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내 입시가 항상 우선이었고, 내 경쟁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면서 "음대나 예중, 예고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향상 음악회'라는 걸 한다. 그때도 그냥 '이거 언제 끝나지' 하며 친구들의 연주를 흘려들었다. 그 시간들이 너무 후회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게스트분들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정말로 매번 감탄한다"고 했다. 비로소 '진정한 관객'의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하게 된 것이다.

또 "내가 게스트에게 늘 물어보는 질문이 '음악을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냐'인데, 정작 내 친한 친구들이 음악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도 했다.

사실상 이는 국내 음악 교육의 특성 때문이다. 음악 입시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우 어린 나이부터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는데다, 학생 개인의 독창적인 스타일보다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연주해야 하는 까닭이다.

요룰레히 역시 "주변 아이들이 사실상 친구이자 경쟁자였고, 뭔가를 더 하려 하면 '왜 저렇게 나대지'라는 시선이 있다 보니 배운 것만 복사, 붙여넣기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실제로 한 선생님에게 배우는 학생들은 똑같은 스타일을 공유한다"면서 "선생님이 원하는 손가락 번호나 셈여림이 쓰인 악보를 선후배끼리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음악대학과 해외 음악대학의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는 설명이다.

요룰레히는 "미국 음대 교수님들은 '이거(곡) 해 와'라고만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손가락 번호도 없는데…"라면서 "급한 마음에 유튜브를 보고 그대로 연습해 갔더니, 교수님이 '요즘 애들은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본다'고 하시더라"라는 경험을 전했다.


국내 음악 입시의 산증인이기에, 음악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2021년 올라온 '첼로하면 뭐먹고 살아요? 악기 전공하시려는 분들께' 유튜브 영상이 대표적이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악기 구매비 및 관리비, 연습실 대여비, 레슨비, 대회 출전비 등 '기본 비용'으로 수천만원을 계산하며 "첼로를 전공한 걸 후회한 적은 없지만, 제발 첼로 하지 말고 유튜브에서 들으라"고 힘줘 말했다.

요룰레히는 "그 말은 진심이다. 음악은 취미로 해야 한다"면서 "사실 그 영상 때문에 욕을 굉장히 많이 먹었다"고 고백했다.

당시 주위의 음악 전공자들은 '말 잘했다'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반면, 소수의 클래식 마니아들은 '네가 뭔데 그렇게 말하냐' '어린 꿈나무들을 짓밟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비난했다고 한다.

요룰레히는 "근데 그 영상에서 말한 금액은 정말 최소치고, 실제로는 그 1.5배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이 충격받을까 봐 일부러 적게 잡았던 것"이라며 웃었다.

◎튜브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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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지 리포터(kuj0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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