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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이재훈 기자 =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7일 오후 일본 도쿄돔.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Taylor Swift)가 재개한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는 왜 그녀가 리빙 레전드(living legend), 즉 살아있는 전설인지를 증험(證驗)하는 자리였다.

이제 '디 에라스 투어'는 열릴 때마다 신기록을 쓰게 된다. 투어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까지 북미·남미 투어 60회 만으로, 전 세계 대중음악 콘서트 투어 사상 최초 매출 10억 달러(약 1조3275억원)(미국 공연 산업 전문지 폴스타(Pollstar) 집계)를 돌파했다. 이전까지 최다 매출을 기록한 팝스타 월드 투어는 영국 팝 거물 엘턴 존의 고별 투어인 '페어웰 옐로 브릭 로드 투어'다. 2018년 출발해 코로나19 기간 쉬면서 올해까지 이어졌다. 매출은 9억3900만 달러(약 1조2395억원)다.

'디 에라스 투어'는 이미 명성이 자자했다. 열리는 곳마다 지역 경제를 살려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별칭이 붙었다. '디 에라스 투어'의 실황을 담은 콘서트 실황 영화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가 극장에서 개봉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CGV 아이맥스 등으로 개봉하기도 했다.

사실 이번 도쿄 콘서트의 세트리스트는 '디 에라스 투어'와 당연히 같다(서프라이즈 송스 구간만 빼고). 이미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디 에라스 투어'는 현장에서 체험해야만, 스위프트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고 미국 대선 유세에서 러브콜을 받는 등 갈수록 화제성을 더하는 가운데 열린 콘서트라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주목도가 컸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2023 올해의 인물'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인물이 자신의 본업으로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이번 콘서트는 그걸 기꺼이 수긍하게 했다.

3시간20분 동안 40여곡을 홀로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대목에서 우선 혀를 내둘렀다. 불과 며칠 전인 지난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하는 등 최근 스케줄이 빡빡했음에도 지친 기색을 보이기는커녕 빈틈 없는 가창 실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5만5000여 관객들을 압도했다.

스위프트는 넷플릭스 음악 다큐멘터리 '미스 아메리카나'(2020)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가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데, 본인은 자신의 이야기가 전문성이라고.

앨범 단위로 곡들을 묶어 세트리스트를 구성한 '디 에라스 투어'는 스위프트가 이유 없이 겪은 고난과 부당한 비난 그리고 거기에 맞서는 용기와 코로나 팬데믹 속 성찰 등이 자연스레 녹아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정규 10집 '미드나이츠'를 비롯 '포크로어(Folklore)', '1989', '에버모어(evermore)' 등 그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을 받은 음반들이 큰 축을 형성했다. 스위프트는 이번에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상' 수상으로 해당 부문 신기록을 썼다. 역대 처음으로 이 상을 네 번째 받으며 해당 부문 최다 수상자가 됐다. 프랭크 시내트라, 폴 사이먼, 스티비 원더 등 이 상을 세 번 받은 거물 뮤지션들을 따돌렸다.

스위프트는 그런데 '디 에라스 투어' 등 빠뜻한 스케줄 가운데도 정규 11집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을 작업했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에서 '미드나이츠'로 '팝 보컬 앨범' 상을 받으며 오는 4월19일에 이 음반을 낸다고 예고했다. 이후 트랙리스트 공개를 통해 미국 팝스타 포스트 말론(Post Malone)과 영국 출신 밴드 '플로렌스 앤 더 머신(Florence + The Machine)의 보컬 겸 송라이터이자 리더인 플로렌스 웰치와는 '플로리다(Florida)!!!' 협업을 예고했다.

스위프트는 이날 도쿄돔에서 그래미에서 상을 못 받았으면 도쿄에서 11집 발표를 예고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랜만에 투어를 재개했는데 그간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미에서 상 받으면서 앨범 얘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여기서는 앨범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이 끝나자 공연장엔 큰 함성이 가득했다.

스위프트는 "미국에서 투어를 하는 도중에 틈틈이 앨범 작업을 했다. '미드나이츠'(2022)를 발매하고 나서, 곧바로 새 앨범에 대해 구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했다. 곧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앨범을 많이 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걸 사랑하니까요. 전 정말 앨범 만드는 게 좋아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대형 천을 나풀거리는 퍼포머들의 몽환적인 무대로 문을 열어 '미스 아메리카나'로 시작한 이날 콘서트는 내내 하이라이트였다. K팝 콘서트처럼 응원봉은 없었으나,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의 팔찌 '자이로 밴드' 같은 손목 밴드를 입장 시에 나눠줬고 이것으로 색색의 불빛을 연출했다.

'크루엘 서머' 같은 대표곡에서 터져나오는 합창은 일본 팬들은 조용하다는 인식을 불식시켰다. 실제 일본 팬들은 지정석이 무의미한 듯 내내 스탠딩으로 공연을 즐겼다.

스위프트는 "당신들이 날 정말 파워풀하게 만든다"며 팔 근육이 나오는 동작을 한 뒤 '맨'도 불렀다. 고전적인 '러버', 로킹한 '유 비롱 위드 미', 웅장한 '안티-히어로' 등 따라부르지 않고는 못 넘기는 곡들이 내내 터져나왔다.

또 세간의 자신에 대한 오해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레퓨테이션' 섹션, 컨트리 뮤지션으로 출발한 자신의 정체성을 톺아본 '포크로어' 섹션, 강렬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1989', 꿈결같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미드나이트' 섹션 등 공연 서사에 설득력을 부려하는 핍진성이 일품이었다. 특히 '레퓨테이션' 섹션 중 '돈트 블레임 미' 무대에서 가장 고양되는 부분인 '아이 겟 소 하이(I get so high)' 대목에서 웅장한 화음과 함께 기둥처럼 솟구치는 수십 개의 조명이 더해지는 연출은 화룡점정이었다.

'레드' 섹션 '22' 무대에선 자신이 쓰고 있던 검정 햇(hat·테두리에 챙이 있는 모자)를 어린 팬에게 씌워주는 이벤트를 이번에도 이어 나갔다. 행운의 주인공이 된 아시아계 소녀가 감격에 차 울먹이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잡혔다. 도쿄돔 첫날 공연의 서프라이즈 송은 그간 '에라스 투어'에서 한번도 연주하지 않았던 '디어 리더(Dear Reader)', 그리고 '홀리 그라운드(Holy Ground)'였다.

이와 함께 뮤지컬 무대를 연상케 하는 구성력, 돔 천장을 활용한 조명 연출, '미드나이츠' 섹션 전 스위프트가 마치 수영장 물 속을 헤엄치는 듯한 모습을 방불케 한 LED 돌출 무대 연출 등 감탄이 내내 쏟아졌다. 디테일한 부분이기는 한데 의상을 갈아입을 때도 허투루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무대 연출로 승화시켰다. '카르마'로 마침표를 찍은 이날 공연은 서울에서 도쿄까지 날아와 1박을 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곰방와(こんばんは·밤인사) 등 일본 팬들을 위한 일본어도 다수 사용하는 등 팬 서비스도 일품이었다. 또 "도쿄 팬들뿐 아니라 이번 공연을 위해 멀리서 와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6시부터였는데, 평일임에도 오전부터 투어 굿즈를 사기 위한 인파가 도쿄돔 주변에 몰려들었다. 오전 11시부터 줄을 선 관객은 오후 1시께 굿즈를 살 수 있었는데, 이후에 줄을 선 관객들이 도쿄돔 시티를 빙 둘러쌌다.

스위프트의 팬덤 '스위프티'는 막강하다. '젊은 여성들의 워너비'로 통하는 만큼 스타일이 좋은 여성 관객이 다수였다. 반짝이는 재킷 등 스위프트의 무대 의상을 연상케 하는 옷을 입고 그녀를 환영하는 여성들이 상당수였다. 20대 일본 직장인 미유키 씨는 "젊은 여성으로서 전 세계 팝 신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내는 스위프트의 모습에서 용기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스위프트의 노래 가사를 새긴, 자신들이 만들어온 비즈 팔찌를 교환하는 팬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젊은 남성들, 노부부나 가족 단위의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도쿄돔 주변 식당과 술집은 공연의 감격을 나누기 위한 소모임 인파로 가득찼다. 도쿄 시대 도로는 스위프트의 이번 '디 에라스 투어'를 알리는 광고판을 단 자동차가 밤늦게까지 내내 누볐다.

'디 에라스 투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연은 일본, 호주, 싱가포르밖에 없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지에서 팬들이 다수 몰려온 이유다. 도쿄돔 앞에서 만난 한국인 대학생 김선영 씨는 "도쿄돔 콘서트 티켓을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 다녔다. 한국에 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아쉬웠는데, 이날 공연을 봤다는 게 꿈만 같다"고 먹먹해했다.

사실 이번 스위프트 도쿄돔 공연은 한국 스위프티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5만명을 수용할 수 없는 실내 돔 공연장이 없어 한국 공연이 불발됐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위프트는 지난 2011년 2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단 한차례 내한공연했다. 그 때도 공연을 지켜봤었는데, 팝의 요정 같은 면모가 강했다면 이번에 팝의 거물로서 카리스마가 내내 넘쳤다.

일본 프로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도쿄돔은 겉모습이 달걀과 비슷하다고 빅 에그(Big egg)라고도 통한다. 앞서 이곳에서 한류 그룹 '슈퍼주니어'와 '카라',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의 솔로 콘서트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공연만을 위한 전문 시설이 아님에도 음향이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실제 이번 스위프티의 콘서트도 대형 스피커를 곳곳에 둬서 음향의 사각지대가 없게 했다. 국내와 달리 음식도 객석에 들고 들어올 수 있는 등 편하고 자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만든 문화도 인상적이었다.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로제도 이날 공연을 관람했다. 그녀는 소셜 미디어에 도쿄에서 최고의 10분을 보냈다고 했다.

현재 일본은 스위프트의 내한으로 들썩이고 있다. 닛칸 스포츠 등 현지 매체들은 실시간으로 스위프트의 콘서트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이번 도쿄돔 '에라스 투어'는 오는 10일까지 총 네 차례의 공연을 통해 22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는 당연히 매진됐고 리셀 사이트에서 수십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미국 워싱턴DC 주재 일본 대사관은 스위프트가 10일 도쿄 콘서트를 마치고, 11일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 대회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까지 "제 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번 슈퍼볼엔 스위프트의 연인 트래비스 켈시(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나선다. 이후 스위프티는 이달 호주, 내달 싱가포르 등에서 '디 에라스 투어'를 이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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